1년 만에 확 바뀐 새만금···'2차전지 클러스터' 완성 직전

배터리팩 제조업체 유치하면 '밸류체인' 남쪽엔 2만5000명 규모 수변도시 조성

2023-06-01     이상헌 기자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개발 개요도. /새만금개발청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남쪽의 새만금 2권역에는 인구 2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총사업비 1조3000억원이 투입된 도시 조성을 위한 매립 공정률은 현재 97%로 이달 중 공사가 마무리된다. 매립이 끝나면 약 1만여가구의 아파트가 올라선다. 입주 시기는 2026년 말에서 2027년 초로 예상된다.

1일 배터리업계 등에 따르면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는 '2차전지 메카'로 거듭나고 있는 새마을 산업단지 1공구에서 2공구에 이르는 5km 구간에선 이미 공장을 짓기 위한 골조 공사가 진행 중이다.

태양광으로 전체가 뒤덮힐뻔 했던 새만금에 볕이 든 것은 지난해 4월 새만금개발청이 투자전시관을 설립하면서다. 이때부터 1년간 체결된 입주 계약이 28건, 이들 기업이 약정한 투자 규모만 4조1760억원이다. 앞서 9년간 투자 유치 실적(1조4740억원)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새만금에 2차전지 기업을 한데 모은다는 전략은 1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지난 3월엔 SK온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중국 GEM(거린메이)과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고 4월 LG화학도 중국 화유코발트와 손을 잡고 산단 6공구에 전구체 공장을 짓기 위해 1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현재 2차전지 기업 14개사가 새만금에 입주했으며, 7개사가 입주 예정이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등 소재산업부터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분야까지 2차전지 관련 기업이 고루 포진한 가운데 배터리팩 제조업체만 유치하면 밸류체인이 완성된다.

1일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 염원 500만 전북인 결의대회에서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

김규현 새만금개발청장은 "현재 3조∼5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 유치를 협의 중"이라며 "새만금이 세계에서 2차전지 업체가 가장 많이 밀집한 지역이 될 수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빈 땅에 공장이 많이 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2차전지 소재 회사들이 새만금으로 몰리는 이유는 부지가 넓고 인허가 절차가 빠르기 때문이다. 전력 사용이 원활하고, 법인세 감면 혜택이 주어지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로부터 배터리 소재를 조달하라고 사실상 강제한 영향도 크다.

최근 새만금개발청은 산업용지가 소진되자 기존 산단의 잔여 용지를 조기 매립할 계획도 세웠다. 잔여 용지 중 3·7공구(3.8㎢)는 내년 하반기까지, 8공구(2.2㎢)는 2025년 상반기까지 매립을 완료한다. 올해 3분기 중 착공할 예정이다. 또 이달 28일부터 '새만금사업법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 국제투자진흥지구로 지정받을 수 있다.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되면 입주기업(창업·신설)은 법인·소득세를 3년간 전액 면제받을 수 있고 이후 2년간 50%를 감면받는다.

새만금에서 8월 열릴 세계잼버리대회 개최에 맞춰 다음 달 도로가 뚫리면 어디든 20분 안에 오갈 수 있다. 김 청장은 "2020년 개통한 동서도로에 이어 남북도로 준공으로 십자형 도로가 완성되면 새만금 교통·물류체계의 뼈대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