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범 현대車 부사장으로 이동···왕윤종은 대통령실 잔류

SK 출신 외교 전문가 공급망 최전선에 7월부터 출근해 글로벌 전략 담당할 듯

2023-05-30     이상헌 기자
지난해 5월 20일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오른쪽이 김일범 전 의전비서관 /연합뉴스

SK맨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부터 대통령실에 몸담아 온 김일범 전 의전비서관이 현대차그룹 부사장으로 영입돼 글로벌 공급망 대응 전략을 맡을 전망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대외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김 전 비서관 영입을 추진 중이다. 김 전 비서관은 오는 7월부터 출근할 예정이며 현재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 공직자 취업 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현지 공장 가동 중단 이슈가 발생하면서 공급망 관리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외교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김 전 비서관은 재계 인사로도 분류된다. 2019년 외교부 북미2과장을 지냈던 ‘미국통’인 그는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3년간 그룹의 해외 업무를 담당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대외정책 역량 및 부산 엑스포 유치지원 활동 강화 차원"이라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김 전 비서관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외무고시를 거쳐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어 통역을 맡은 바 있다. 부인은 배우 박선영 씨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은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다. 인수위 시절 윤 당선인의 외신 공보보좌역을 맡았고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으로 있던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방미·방일을 앞두고 돌연 사퇴했다.

대통령실에 현재까지 남은 SK 출신 인사는 중국경제연구소장을 지낸 왕윤종 경제안보비서관이다. 왕 비서관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내다 2004년부터 SK와 인연을 맺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1년 유예받은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 금지 조치가 오는 10월 만료되는 만큼 당분간 반도체 이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