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이브 新무기 '미드낫' 뒤에 인공지능 있었다
방시혁 '수퍼톤' 인수에 숨은 '묘수' 6개 언어 구사 앨범 가능했던 이유
하이브가 업계 최초로 '다국어 인공지능(AI)' 기술로 무장하면서 음원시장의 격변이 예상된다. 언어 장벽으로 세계 진출이 어렵다고 평가되던 K팝에 한계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24일 여성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하이브가 최근 발매한 미드낫(MIDNATT) 음원에는 '다국어 인공지능(AI)' 기술이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엔 최근 인수한 인공지능 AI 오디오 기업인 수퍼톤의 기술이 반영된 것이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미국 빌보드 매거진 커버 인터뷰에서 언급해 관심을 끈 프로젝트 L의 주인공 미드낫이 인공지능으로 무장하면서 미국 시장을 점령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완벽한 영어 구사를 가능게 한 수퍼톤은 올해 1월 하이브가 45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기업으로 AI 기술 기반인 지식재산권(IP)은 물론 연구개발(R&D)을 위한 연구소와 자체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다.
다국어 발음 교정 기술로 탄생한 'Masquerade(가장무도회)' 음원은 한국어·영어·스페인어·일본어·중국어·베트남어 등 총 6개 언어로 동시 발매됐다. 음원 중간에 삽입된 여성 목소리도 AI를 활용해 제작됐다.
업계에선 발매된 음원은 마치 현지인이 부른 것처럼 자연스러운 발음을 구사했다고 평가했다. 미드낫으로 활동하는 이현 씨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나 음원 내 발음에 어색함은 없다는 것.
하이브 음원의 AI 탑재 시도는 K팝 업계에 새로운 활로를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간 K팝은 한국어를 구사하는 인구 비율이 낮아 세계적인 성공을 이뤄내기 어렵다고 전망됐다. 일례로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방탄소년단조차 영어 음원 'Dynamite' 등을 발매한 바 있다.
음원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만나 "외국인 멤버가 포함된 한국 아이돌 시장 특성을 고려했을 때 한국어가 어눌하더라도 음원 작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장이 열렸다"며 "한국인 아티스트도 해외 진출이 더 용이해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AI를 활용한 음원은 빅히트 뮤직과 하이브IM이 공동으로 추진한 프로젝트 L에서 시작됐다. 빅히트 뮤직은 하이브의 레이블 산하이며 하이브IM은 솔루션 사업 조직이다. 프로젝트는 AI 기술을 통해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의 상상력을 음악과 콘텐츠에 오롯이 투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영재 빅히트 뮤직 대표는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는 음악과 콘텐츠에 담아내고자 한 메시지를 상상력의 한계 없이 실현할 수 있는 서포트를 얻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음악 산업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스웨덴어로 자정을 뜻하는 미드낫은 혼성 그룹 에이트의 리더 이현 씨의 다른 활동명이다. 'Masquerade'은 미드낫의 이야기를 세 명의 인물로 나눠 표현해 음악적 스토리의 완결성을 높였다. 뮤직비디오에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도 결합해 어떤 환경에도 구애받지 않은 음원이 탄생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