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영 더봄] 다이어트 식으로 인기···새콤달콤 상큼한 샐러드의 세계
[전지영의 세계음식이야기] 라틴어로 소금에서 유래된 '샐러드' 다양한 재료·드레싱으로 취향대로 연출 청년의 풋내기 시절은 “Salad Days” 유럽선 디저트로, 미국선 에피타이저로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여름옷을 찾게 되었다. 아무래도 여름철에는 옷도 얇아지고 노출도 심해지다 보니 여름철을 앞두고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다이어트식으로 인기 있는 음식에 샐러드가 있다.
샐러드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와 다양한 치즈, 견과류, 해산물 등과 함께 새콤달콤한 드레싱을 끼얹어 먹으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날씨가 더워지고 입맛이 없을 때도 샐러드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건강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샐러드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고 미국에서는 샐러드 자동판매기까지 등장했다고 하니 세계적으로도 건강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샐러드의 열풍은 세계적인 추세인 것 같다.
■ 라틴어로 소금이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샐러드
초기의 샐러드는 단순하게 채소에 소금을 뿌려 먹었다. 고대 로마에서 생채소에 소금과 올리브유를 뿌려 먹은 것에서 기원하여 라틴어로 소금의 뜻인 살라트(Salat, 소금)라는 말이 지금의 샐러드라는 말의 어원이 된 것이다.
김치와 채소 위주의 한식 메뉴와는 달리 육류 요리가 대부분인 서양 요리에서 채소들 위주로 이루어진 유일한 음식이 샐러드 요리이다.
유럽에서는 메인 디시 후에 입가심용으로 샐러드를 먹는 반면, 미국에서는 메인 디시 전에 식욕 증진 목적으로 샐러드를 먹는다.
샐러드는 정확하게 정해진 레시피 없이 다양한 재료들을 섞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재료들을 얹어 먹을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같은 재료에도 어떤 드레싱을 끼얹어 먹느냐에 따라 그 맛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어 무궁무진한 응용이 가능한 요리이기도 하다.
■ 청년의 풋풋한 젊은 날을 뜻하는 “Salad Days”
영어로 salad days라는 표현이 있다. 이 뜻은 청년(풋내기) 시절을 뜻하는 말로 풋풋한 젊은 날에서 샐러드의 파릇파릇한 채소들의 green 색이 연상된다는 데에서 나온 말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의『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Antony and Cleopatra)』에서 클레오파트라가 표현한 말이 있다.
“판단이 미숙했던 나의 젊은 시절을 my salad days, when I was green in judgment라고 표현했는데 40살이 넘은 클레오파트라가 안토니우스와 연애를 하면서 20대 젊은 시절에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와 연애를 하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한 말이다. 여기에서 클레오파트라는 젊은 시절을 salad days라고 표현했고 미숙함을 green으로 표현했다.
채소와 과일에 풍부한 생리활성 물질은 우리 몸속 세포들의 노화를 방지하고 실제로 젊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젊은 날의 풋내기 시절을 상징하는 salad days는 salad의 영양적인 특성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 세계의 다양한 샐러드
- 독일에서는 밥과 같은 감자샐러드
감자를 주식으로 먹는 독일에서는 삶은 감자에다가 식초, 겨자, 오일 등을 넣어 먹는 감자샐러드를 즐겨 먹고 있다. 독일에서는 사실상 우리나라에서의 밥과 같이 주식으로 먹는 샐러드이다. 독일계 미국 이민자가 미국에 널리 전파시켜서 미국에서도 많이 먹고 있는 샐러드이다. 미국식 감자샐러드는 독일식과는 달리 마요네즈와 계란이 더 많이 들어간다.
-이탈리아 국기를 상징하는 인살라타 카프레제(I. Caprese) 샐러드
생 모차렐라 치즈, 토마토, 바질 등 세 가지 재료를 가지런히 놓고 올리브유와 발사믹 드레싱을 뿌려서 먹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샐러드이다. 흰색의 치즈와 빨간색 토마토, 초록색의 바질이 이탈리아의 국기 색깔과 같아서 ‘인살라타 트리콜로레(insalata tricolore)’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세 가지 색의 샐러드”라는 뜻이다.
-그리스의 시골풍 샐러드 호리아티키 살라타(Χωριάτικη Σαλάτα)
그리스에서 즐겨 먹는 샐러드는 '시골풍의 샐러드'라는 뜻으로 1년 내내 구할 수 있는 토마토, 오이, 양파, 올리브를 주재료로 하여 페타 치즈 한 덩이를 통으로 올려서 먹는 샐러드이다. 드레싱은 단순히 소금, 올리브유만 뿌려 먹는데 잎채소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터키에서는 '양치기들의 샐러드(Çoban Salatası)'라고 부르며 고대 로마인들이 먹었던 샐러드와 가장 비슷하다고 한다.
-터키의 에즈메 살라타(Ezme Salatası)
터키의 가지안텝 지방이 원조인 샐러드로 오이와 양파와 토마토를 잘게 다지고 석류즙을 농축한 것과 소금과 고춧가루와 옻나무 진액을 굳힌 것인 수막(Sumak)과 쑥의 일종인 타르흔(Tarhın)을 뿌려서 먹는 샐러드이다. 터키 레스토랑에 가면 기본으로 제공되는 샐러드이다.
-네덜란드 코울슬로(Coleslaw)
양배추에 새콤달콤한 마요네즈 드레싱으로 버무린 샐러드인 코울슬로는 네덜란드에서 시작되었다. 코울슬로라는 이름은 네덜란드어(語)로 '차가운 양배추(cool cabbage)'를 뜻하는 'koolsla'에서 유래되었다. 양배추, 당근, 상추, 양상추, 파슬리, 마요네즈소스, 식초, 레몬즙·설탕, 겨자, 소금 등의 재료로 만드는 코울슬로는 흔히 패스트푸드점에서 곁들여 나오는 샐러드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샐러드이다.
-러시아의 새해 음식 샐러드 올리비예(салат Оливье / Salad Olivier)
샐러드 올리비예(салат Оливье / Salad Olivier)는 러시아에서 새해 음식으로 자주 먹는 샐러드이다. 추운 러시아에서 채소가 부족해 푸른 잎 채소보다는 감자를 위주로 만든 샐러드이다. 으깬 삶은 감자, 다진 삶은 당근, 으깬 삶은 계란, 아무 콩(주로 완두콩)과 삶은 스팸류의 가공육과 마요네즈를 섞어서 만든다.
올리비에라는 이름은 시저 샐러드처럼 처음 만든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한 말이다. 모스크바의 프랑스 레스토랑 에르미타주의 셰프인 올리비예는 제정 러시아 시기 올리비에 샐러드를 개발했는데 그 당시 올리비에 샐러드는 들꿩, 송아지 혀, 캐비어를 넣은 호화스러운 요리였다. 러시아 혁명을 거치면서 지금처럼 서민적인 음식이 되었고 러시아에서 새해에 먹는 대표적인 음식이 되었다.
-풋 파파야를 주재료로 한 태국의 쏨땀 샐러드
풋 파파야를 주재료로 하는 태국식 샐러드인 쏨땀 샐러드는 건새우, 피시소스, 땅콩, 고추 등을 절구에 찧은 것과 섞어서 만든 것으로 주로 쌀밥을 곁들이거나 고기, 생선 요리와 함께 먹기도 한다. 쏨탐은 입에 넣었을 때 마늘과 고추의 매콤한 맛, 라임의 새콤한 맛, 피시소스의 짭짤한 맛, 종려당(palm sugar)의 달콤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맛의 조합이 특징이다. 태국의 더운 날씨에 쏨탐 특유의 매운맛과 신맛은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콥 샐러드(Cobb Salad)
콥 샐러드는 1937년 미국 LA 헐리우드의 레스토랑 브라운 더비(Brown Derby) 오너셰프 로버트 하워드 콥(Robert Howard Cobb)이 바쁜 저녁 시간 주방에서 사용하고 남은 재료를 작게 썰어 만들어 먹기 시작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삶은 계란, 아보카도, 베이컨, 양파, 닭고기, 연어를 잘게 썰어서 섞고 드레싱으로는 보통 비네그레트를 사용한다. 콘옥수수도 넣는 경우가 많으며 경우에 따라서 새우나 고기 등의 재료도 넣을 수 있다.
세계인의 청춘 음식 샐러드를 살펴보면서 오늘은 점심은 샐러드를 먹기로 했다. 아~ 그리운 나의 젊은 날 풋내기 시절인 ‘Salad Days’. 풋풋했던 20대 나의 젊은 날을 추억하며 오늘은 내 몸을 이루는 세포의 활력과 젊음을 되찾기 위해 샐러드를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