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도 비 쏟아진다는데···반지하 대책은?
반지하 매입 정책 기준 충족 난관 거듭 전문가 "월세 지원은 근본적 해결책 안 돼"
기상청이 올여름 한반도에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한 가운데 지난해 폭우로 피해를 본 반지하의 침수 피해 예방 대책이 '알맹이 빠진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가 반지하 거주자를 여름이 오기 전 지상층으로 보내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일시적으로 지원하는 대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지난해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자 반지하 21만 주택을 20년 안에 점진적으로 퇴출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당시 오세훈 시장은 "지옥고(지하·반지하·옥탑방)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다는 게 평소 문제의식"이라며 "지옥고 중 제일 먼저 줄여나갈 게 있다면 반지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반지하 점진적 퇴출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반지하 300가구, 지상층 700가구 등 반지하를 포함한 총 1000가구를 매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아직 650가구 매입에 그쳤다. 매입 기준을 충족하고 SH 심사도 거쳐야 해 난관이 예상된다.
SH가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매입 공고를 내고 현재까지 계약이 완료된 주택은 1건 7가구, 심의 통과 후 계약 중인 주택은 15건 286가구, 심의 진행 중인 주택은 58건 363가구로 총 656가구에 그쳤다. 그중 반지하는 182가구(계약 완료 2가구, 계약 중 62가구, 심의 예정 118가구)에 불과하다.
또 월세 등 20만원을 지원하는 반지하 특정 바우처 정책도 지원기간이 2년이라는 점에서 경제적 부담이 큰 취약계층이 다시 반지하 거주지로 돌아갈 수 있어 근본적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정책에 대해 좀 더 나은 근본적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SH공사가 내놓은 반지하 주택 매입은 실효성이 없다"며 "다세대 주택을 통째로 매입한다고 하는데 그건 선언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월세 20만원 지원은 긍정적이라고 보지만 2년 제한은 문제다. 또 불충분할 수도 있다. 곧 비가 올 텐데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