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에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분신 시도···영장실질심사 앞둬

검찰이 최근 전국 각지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지부장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둔 노조 간부가 법원 앞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1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오전 9시 35분께 강원 강릉시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간부 A씨(50)가 몸에 휘발성 물질을 끼얹고 불을 붙였다. 

A씨는 구급대에 의해 강릉 아산병원으로 옮겨졌다. 소화기로 자체 진화했으나 전신화상을 입은 A씨는 의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헬기를 통해 서울의 화상 전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A씨는 민주노총 동료에게 남긴 편지에서 "죄없이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었다"고 분신을 시도한 계기를 밝혔다. 이어 "힘들게 끈질기게 투쟁하며 싸워서 쟁취해야 하는데 혼자 편한 선택을 한 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날 오후 3시에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앞서 검찰은 A씨를 포함해 3명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작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조합원 채용 강요를 비롯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현재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A씨의 분신 소식이 전해지자 원주시청광장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언론이 노조를 폭력배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럴수록 차분하게 대응하자"고 했다.

집회 현장에 있던 건설노조 지도부는 강릉으로 이동했으며 조합원들은 버스를 확보하는 대로 뒤따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