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의 시대' 맞은 구자은 LS회장···태양광·전기車 종횡무진 

4차산업혁명 주인공 바로 '비철금속' LS 계열사 닿지 않은 영역 없을 정도

2023-04-28     이상헌 기자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제4차산업 및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태양광, 전기차, 복합충전소를 종횡무진하며 확장 경영을 펼치고 있다. /LS그룹

LS그룹이 주력인 전기·전자 및 소재, 에너지 분야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배터리·전기차·반도체 분야 신규 사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방미 경제사절단에 참가해 미국 시장 확대에 나섰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탄소중립 시대 비철금속을 활용한 산업의 전망이 어느 때보다 좋은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양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구 회장은 앞서 올 초 비전 발표 자리에서 "현재 25조 자산 규모에서 2030년 두 배 성장한 자산 50조의 글로벌 시장 선도 그룹으로 거듭나자"며 "향후 8년간 총 20조원 이상을 과감히 투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LS그룹은 먼저 차세대 2차전지 자회사인 LS머트리얼즈 연내 코스닥 상장 추진 계획을 밝히며 '친환경 에너지 소재, 부품 전문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확고히 했다. LS머트리얼즈가 생산하는 울트라 커패시터(UC)는 고속 충·방전과 긴 수명이 장점이어서 1차전지와 리튬이온배터리(LIB)를 대체·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LS전선은 UC 분야 전 세계 1위 업체로 5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양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구 회장은 탄소중립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 향후 30년 공통 과제는 '넷제로'라는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며 넷제로의 핵심은 CFE(Carbon Free Electricity)라고 강조해 왔다.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기가 LS에 다시 없을 성장의 기회라는 것이다. 아울러 각 계열사도 4차 산업혁명 시대 주인공으로 떠오른 비철금속 관련 다양한 합작 사업을 벌이고 있다.

LS일렉트릭 청주 스마트공장 전경 /LS그룹

예컨대 LS전선은 지난 2월 오스트리아 하이사와 알루미늄 사업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와 유럽 완성차 시장에서 축적해 온 경험과 기술력을 결합해 알루미늄 부품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포석으로 2027년 약 2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관계사인 LS알스코와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LS알스코는 지난 1월 미국 알루미늄협회로부터 국제 알루미늄합금 인증(고유번호 AA8031)을 받은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자동차 전선의 도체를 구리에서 알루미늄으로 바꾸면 전선 무게가 40% 이상 가벼워지고, 차량 1대당 총 25kg에 이르는 전선의 무게가 약 15kg로 줄어들어 연비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이 밖에도 LS일렉트릭이 보유한 국내 최고의 민간 전력시험소인 PT&T(전력시험기술원)는 올해 3월 단락발전기(Short-circuit Generator) 1기 추가 증설을 완료했다. LS일렉트릭 PT&T는 이번 추가 증설로 이태리CESI(KEMA), KERI(한국전기연구원), 지멘스, 도시바 등에 이어 ABB와 함께 글로벌 톱6 전력기기 시험소로 올라서게 됐다.

비철금속소재기업 LS MnM은 지난 3월 출자사인 토리컴에 황산니켈공장을 준공하며 EV배터리 소재 사업의 첫걸음을 디뎠다. 황산니켈은 차세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모회사인 LS MnM이 동 제련 공정에서 생산한 조황산니켈(粗黃酸니켈, 니켈 함량 18% 이상)을 공급하면, 출자사인 토리컴이 불순물 정제와 결정화를 거쳐 2차전지용 황산니켈(니켈 함량 22.3%)을 생산한다. 토리컴은 금, 은, 백금, 팔라듐 등 유가금속을 리사이클링해 지난해 약 3200억원의 매출을 거둔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시광산 기업이다.

LS일렉트릭 PT&T 단락발전기 설치 장면 /LS전선

아울러 LS MnM은 황산니켈을 시작으로, 황산코발트, 황산망간, 수산화리튬 등으로 제품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니켈 중간재(Intermediate)와 블랙 파우더(Black Powder. EV배터리 전처리 생산물)와 같은 원료를 추가로 확보해, 황산니켈 생산능력을 현재 약 5000t/년(니켈양 1200t)에서,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27만t/년(니켈양 6만t)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나아가 EV배터리 소재 클러스터를 조성해, EV배터리를 리사이클링하고 황산니켈을 직접 생산하는 밸류 체인(value chain)을 구축해, 경쟁사들보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LS엠트론은 자율작업 트랙터인 'LS 스마트렉(SmarTrek)'과 원격관리 서비스 '아이트랙터(iTractor)'를 출시해 대한민국 농업 첨단화를 이끌고 있다. LS 스마트렉은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지 않고 트랙터가 스스로 농경지에서 작업하는 첨단 트랙터로, 운전이 미숙한 초보 농민도 정밀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경작 시간 단축 및 수확량 확대 효과가 있다. 아이트랙터는 원격으로 트랙터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사용자에게 필요한 유지 보수 내용을 전달하는 서비스로, 빅데이터 자동 분석을 통해 사용자가 작업 이력 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밖에도 수소충전소를 운영해 온 E1은 에너지 시장 변화에 따라 수소,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충전 등 신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작년부터 E1은 경기도 과천, 고양 및 서울 강서에 위치한 LPG 충전소 3곳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특히 과천 복합충전소는 전기차 충전 시설도 있어 LPG·수소·전기차 충전이 모두 가능하다.

또한 E1은 여수, 인천, 대산 기지 내에 작업자가 모바일 기기로도 작업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작업별 안전조치 사항 및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등의 정보도 편리하게 조회함으로써 다양한 안전 환경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안전 환경 포털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E1은 설비 관련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설비정보 HUB’를 구축하여 기지 내 빅데이터 기반 업무 환경을 조성했으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기술 적용 방안을 모색하는 등 기술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스마트 플랜트를 구축 중에 있다.

LS그룹 관계자는 "탄소중립이라는 전 세계적 기조로 촉발된 에너지 대전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며 "배터리∙전기차∙반도체 등 미래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창출하고 관련 인재를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하는 등 세계시장에 적극 진출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