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녕 더봄] 상극이라 생각했던 리더와 직원, 알고 보니

[최인녕의 사장은 처음이라] 리더는 직원의 재능과 강점을 빛나게 해주는 역할 강점·역량 다른 직원끼리 시너지 내며 일하게 해야

2023-04-18     최인녕 INC 비즈니스 컨설팅 대표
다름과 같음이 조화롭게 섞일 때 완벽한 팀이 완성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사장님, 이번 프로모션은 작년에 A사가 진행했던 방법으로 해보면 어떨까요?”

사장은 탁 부장이 제안한 방법에 착안하여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차라리 B사가 했던 방식으로 진행하면 우리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오~ B사 방식은 바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김 부장은 사장이 제시한 B사 방식의 아이디어에 근거해서, 대략적인 실행 방안, 필요 예산과 기간, 런칭 가능 시점까지 예측하며 구체화했다.

사장은 속으로 역시 김 부장과는 잘 맞는다며, 탁 부장과 일할 땐 묘하게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김 부장은 본인이 던진 아이디어를 최대한 실행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탁 부장은 항상 자신과 다른 아이디어만 내는 것 같았다. 사장이 보기에 탁 부장은 추진력이 좋지만, 아이디어의 절반은 실행에 옮기지 못하거나 업무 완성도가 떨어졌다.

김 부장에게 사장은 ‘추진력 있고 큰 그림을 그려주며 본인이 꼼꼼히 실행하도록 믿고 맡기는 리더’였고, 탁 부장에게 사장은 ‘다른 직원의 아이디어는 듣지 않고 결국 본인이 생각한 대로만 추진하는 리더’였다.

한편 사장은 올해 직원을 더 채용할 계획인데, 내심 김 부장처럼 본인과 손발이 척척 잘 맞는,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직원을 뽑고 싶었다. 사장은 궁극적으로 직원들끼리 일하는 합이 잘 맞아야 업무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전 직원의 강점 관련 진단을 진행했다. 어떤 진단 결과가 나왔을까?

“오, 사장님과 강점이 거의 똑같은 분이 한 분 계시네요? 바로 탁 부장님입니다!”

똑 닮은 사장님과 탁 부장, 왜 서로 맞지 않는다고 느꼈을까?

성향이 비슷해서 잘 어울릴 수 있는 친구가, 업무의 합이 잘 맞는 동료가 되기 어려운 경우가 있듯이, 동일한 강점을 가진 사장과 탁 부장이 일할 때 서로 맞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다.

비슷한 성향과 강점을 가진 직원들끼리 일할 때, 서로 가진 재능과 역량이 비슷해서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가 뛰어나고 존재감이 강한 두 사람이 함께 일한다면, 자신들의 아이디어만을 고집하는 갈등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위의 탁 부장의 사례에서도, 탁 부장이 생각하는 사장은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는 듣지 않고 자기 생각만을 추진하는 잘 맞지 않는 리더였다.

설령 같은 강점을 갖은 업무 당사자들끼리는 잘 맞는다고 생각하더라도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다. 예컨대, 사장과 탁 부장이 한 팀으로 일한다면 좋은 아이디어도 계속 나오고 추진력은 탁월하겠지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꼼꼼하게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는 세부 업무는 어떻게 될까? 역으로 김 부장과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로만 구성된 팀이라면 실행력과 프로젝트 완성도는 매우 높겠지만,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해 보거나 추진력이 필요한 일은 어떻게 될까?

사장이 김 부장과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서로 다른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성취 지향적이며 아이디어가 뛰어난 사장을 옆에서 지지하고 점검하며 아이디어를 실현해 주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도전하며 추진하는 사장과 디테일한 업무 계획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김 부장과 서로 다른 강점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기에, 서로 잘 맞는 관계였다.

다름에 대해 이해하라는 조언은 많지만 나와 비슷한 업무 성향을 가진 팀원이나 동료와의 갈등이 발생할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은 드물다.

먼저, 내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고난 성향과 재능, 강점과 약점에 대한 인지를 통해 자기 모습, 나아가 리더로서 모습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 자체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내가 일할 때 내 역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나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상대방을 어떻게 대할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그 사람과 동일한 유형의 사람이기 때문일 수 있다. 반대로 나와 잘 맞는다는 것은 알고 보면 나와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

위의 사장과 탁부 장의 사례에서, 사장은 탁 부장의 아이디어에 착안해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사장의 강점은 업무 성과 측면에서 잘 발현되었지만, 리더십 측면에서는 어떻게 나타났나? 사장이 탁 부장의 최초 아이디어에 대한 인정하며, 탁 부장의 역량 발휘를 지원했다면 사장과 탁 부장이 아이디어 시너지의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리더는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두고 강점을 인정하고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이 무엇을 잘하는지, 직원의 강점은 무엇인지, 어떻게 일할 때 시너지가 나는지 리더가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직원이 최대의 역량을 발휘하여 일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조직을 구성할 수 있다. 결국 리더는 모든 직원이 본인의 강점과 업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력을 배치하고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직원에 대한 관심과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특히 리더가 특정 성향을 보인 직원들을 선호해 비슷한 강점을 가진 직원들로만 팀을 꾸리거나, 리더와 다른 성향의 직원은 남지 못해 떠난다면 조직은 발전하기 어렵다. 리더가 서로 다른 직원들을 이해하고 직원들이 가진 성향과 강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때 다름과 같음을 조화롭게 섞어서 일 잘하는 완벽한 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