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인순이의 꿈 품은 해밀학교, 개교 10주년 맞았다
해밀학교, 학비·기숙사비 전액 무료 다문화·비다문화 융합 통합교육학교 70명 졸업생 배출, 교직원 장기 근무
가수 인순이 씨가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을 위해 설립한 해밀학교가 개교 10주년을 맞이했다. 해밀학교 개교기념식이 11일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교내 운동장에서 진행됐다. 해밀은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길 바라는 인순이 씨의 바람을 담았다.
기념식에는 △신경호 강원도교육감 △신영재 홍천군수 △민철홍 교육장 등 학교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날 참석 예정이었던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강릉 산불 대응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해밀학교는 다문화 학생과 비다문화 학생을 함께 교육하는 통합교육학교로 2014년 미인가 대안학교로 개교해 10년간 7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재 10개국 다문화 가정의 55명 학생이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개교 당시만 하더라도 다문화 및 중도 입국 청소년을 위한 학교는 거의 없었다.
학교는 정부 지원 없이 인순이 씨의 지원과 외부 후원으로 학비와 기숙사비가 전액 무료로 운영된다. 해밀학교를 후원한 박수안 이사장은 "다문화 가족과 청소년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인순이 씨와 맞아 2017년부터 지금까지 협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학생들을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10주년 기념 감사패를 받은 임기수 강원 아너소사이어티 대표는 "해밀학교가 인가를 위해 필요한 건축비를 모금할 때 처음 알게 됐다"며 "아이들의 순수함과 인순이 씨의 진정성에 반하여 지금까지 학교를 돕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해밀학교 교직원은 어려운 환경과 적은 보수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근무하고 있다. 학생의 삼시 세끼 식사를 책임지는 조리사는 근무한 지 10년 됐다. 설립 때부터 함께한 교직원은 올해 교장으로 취임했다.
이경진 교장은 기념식에서 해밀학교의 다음 10년을 위한 교육 비전 4가지를 선포했다. △돌봄적 교육(Caredue) △도전적 교육(Challenge) △창조적 교육(Create) △자신만의 색을 찾는 다양성 교육(Color)이란 비전에는 다문화 가정 학생에게 공정한 교육 기회 제공의 학교 설립 목적이 담겼다.
비전 선포에는 교육공동체의 주체인 부모·교사·학생 등도 함께 했다. 학생들은 자기만의 색으로 날아오르기를 염원하며 종이비행기를 날려 보냈다. 또한 학생들은 인순이 씨와 합동으로 '거위의 꿈'을 합창했다.
이후 개교 10주년을 기념하는 축하공연이 진행됐다. 가수 조항조·주현미·김장훈·박상민·한혜진을 비롯해 성악가 류정필과 비보이 엠비크루팀이 축하 무대를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