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재보궐 성과 절반에 그쳐···총선 앞둔 '경고음'
김기현 호 출발부터 책임론 가중 텃밭 울산 충격패·전주을 8% 득표 천하람 "TK 지역당 전락할 위기"
국민의힘이 김기현 지도부 체제에서 치른 첫 재·보궐선거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얻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울산에서는 기초의원과 교육감을 내주고, 호남에서는 지난해 지방선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득표율을 기록해 당 안팎에서 위기감이 감지된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5 재보선은 국회의원(전북 전주을) 1곳, 교육감(울산) 1곳, 기초단체장(경남 창녕) 1곳, 광역의원 2곳(경북 구미·경남 창녕), 기초의원 4곳(울산 남구·충북 청주·전북 군산·경북 포항)등 총 9곳에서 실시했다. 국민의힘은 영남과 충북 등에서 광역의원 2곳, 기초의원 2곳을 확보했다.
최대 격전지는 울산 남구였다. 울산 남구에서 내리 4선을 했고 시장도 역임한 김기현 대표는 지난달 두 차례 울산을 찾아 신상현 후보 유세를 지원했다. 그러나 신 후보는 49.39%(6297표)를 얻어 최덕종 더불어민주당 후보(50.6%)에게 6450표)에게 153표 차이로 패배했다.
이에 여야는 희비가 교차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울산 시민 분들께서 정말 놀라운 선택을 해주셨다"며 "윤석열 정부의 독주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려야 한다는 국민의 마음이 모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전북 전주을은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의 당선무효형으로 재선거 지역으로 선정돼 국민의힘으로선 탈환 명분이 강했다. 하지만 김경민 국민의힘 후보는 민주당 후보가 부재한 상황에서 진보당과 친민주당 성향 무소속 후보에 밀려 8%인 3561표를 얻는데 그쳤다.
국민의힘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주을 재선거에서 나온 문제점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전북도당위원장인 정운천 의원에 대한 인사 조치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이 불출마 선언 이후 김경민 후보 지원에 소극적이었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당대표로서 엄중히 경고한다"며 "지금 당이 비상상황이다. 비장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총선 승리를 위해 장애요인이 되면 누구든 엄정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작은 선거이지만 파급력이 크다. 민주당이 2021년 재보궐에서 겪었던 민심 이반 조짐을 걱정할 지경"이라며 "인물, 구도 면에서 나쁘지 않았는데 여당을 견제하는 바람이 생각보다 거셌다"고 말했다.
재보선 결과를 두고 당 내부에선 쓴소리가 나왔다. 당대표 후보였던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블로그 글을 통해 "울산 남구 선거결과를 보면 '영남 자민련'을 유지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은 영남 자민련을 넘어 'TK 지역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의 지도부가 비상식적인 메시지를 쏟아내고, 지지층만 바라보며 점점 쪼그라드는 노선으로 간다면 다음 총선에서 PK와 수도권 우세지역마저 놓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허은아 의원도 “근로시간 연장, 한일정상회담, 제주 4.3 추념식, 한 달도 안 된 새 지도부 최고위원들의 잇따른 설화와 민심 이반 등등 다시 처음부터 우리 안에서 세세한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복기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에서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공멸 그 자체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