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 칼럼] 공부머리보다 일머리 있는 사람을 찾으라
[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학교 성적과 ‘일머리’는 다른 영역 ‘일머리’ 있는 인재는 관상도 달라
현재 직장을 다니거나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공감할 내용이 있다. 바로 첫 출근 날의 긴장감이다. 신입사원 대부분은 일을 헤맨다.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일을 잘하는 신입사원도 있다. 하나를 가르치면 둘을 아는 사람이 있는 반면 열을 가르쳐도 연속으로 헤매는 사람도 있다.
그 차이가 뭘까? 바로 '일머리'가 있고 없고의 차이다. 일머리는 말 그대로 일할 때 돌아가는 머리다. 일이나 작업을 진행할 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재능이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대체로 일머리가 좋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학교 성적이 좋아도, 명문대를 졸업했더라도 일머리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 학교 성적과 일머리는 비례하지 않는다. 일머리와 공부 머리는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정부 기관도 마찬가지다. 명문대 출신 장관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으로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거나 국민에게 신뢰를 잃는 장면들을 수없이 목격한 바 있다.
일머리가 없는 사람의 특징은 뭘까? 일을 할 때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거나, 이론에만 몰두해 공부한 나머지 현실적인 감각이 부족하거나, 일의 우선순위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거나 일의 결말을 생각하지 않고 당장의 상황에만 매달려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일머리가 없다.
식당에서 알바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일머리 없는 알바는 손님이 적어 한가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서 있거나 핸드폰만 뒤적이고 있다. 혹시 수저통에 숟가락과 젓가락이 떨어졌는지, 냉장고에 시원한 물을 충분히 비축해 놨는지 능동적으로 다시 확인하는 경우가 없다. 다음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관심도 없고 모른다.
반대로 일머리 있는 알바는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 본다. 손님 식탁에 반찬이 떨어졌는지 확인하고 '김치 더 드릴까요?'하고 먼저 물어본다. 손님들이 어떤 고기를 더 좋아하는지, 어떤 반찬을 더 많이 먹었는지 살피면서 일을 한다. "갈비를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더 드릴까요?" 하고 물으면 대부분 "네, 더 주세요" 한다. 그럼 손님들의 만족도도 높고 평가도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당연히 일머리 좋은 알바가 사장이나 손님에게 인기도 많고 인정받는다.
자연과 인간 세상에는 동일한 흐름이 존재한다. 음양이 있고, 고저가 있고, 강약이 있고, 장단이 있다. 이처럼 모든 일에는 그 분야에 맞는 흐름이 있다. 예술 분야에도 흐름, 일머리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다. 그림을 그릴 때 집중해서 묘사해야 할 부분과 힘을 빼도 되는 부분이 따로 있다. 디자이너도 마찬가지다. 의뢰인의 마음을 파악하지 못하면 정성들인 디자인 시안을 아무리 다양하게 보여줘도 'OK' 받기 어렵다.
어떤 한 분야에서 일머리를 인정받은 사람은 전혀 색다른 분야로 옮기더라도 일머리를 똑같이 발휘한다. 한 번 시원하게 뚫린 일머리는 업종과 관계없이 적용되고 통하기 때문이다. 일머리 있는 배우는 감독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 전업해도 일머리 감각을 그대로 살려 영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일머리 있는 직원은 퇴직하고 전혀 다른 업종으로 창업해도 성공 확률이 높다.
공부 머리가 좋아 수석 졸업했어도 일머리가 없으면 빠르게 인정받지 못한다. 일머리 좋은 사람이 안목(眼目)까지 있으면 업무 파악이 빠르고 효과적인 일 처리로 두각을 나타내기에 승진이 빠르다.
맥을 잘 짚는 의사가 명의가 될 수 있다. 글에도 맥이 있으며 그것을 맥락이라 한다. 일의 맥락을 잘 파악해야 일머리가 좋은 것이다. 업무 추진력을 발휘하려면 목표한 임무의 핵심을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일머리 좋은 사람은 무엇이 중요한지 재빨리 알아챈다.
일머리 좋은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일머리는 지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사업가가 부자가 되고 대박 나려면 일머리 좋은 인재를 많이 채용하면 된다. 일머리 좋은 사람은 관상(觀相)이 다르다. 설령 학력은 짧아도 일머리가 고도로 발달한 관상은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 만약 오너, 대표가 일머리가 조금 부족하다면 일머리 좋은 직원을 많이 채용하면 사업이 번성한다. 부자가 되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단지 부자가 되기 위해 무엇이 우선이고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모르기 때문에 어려워 보이는 것이다.
학벌은 좋지만 일머리 없는 사람이 될 것인가? 학벌은 낮더라도 일머리 좋은 사람이 될 것인가? 무엇이 자신의 인생에 더 중요할까? 어느 쪽이 부자 되는 지름길일까? 부모들은 자기 자식을 어느 쪽에 비중을 두고 훈육하고 교육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학벌, 스펙 등 보이는 자산은 일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중요하다. 평범한 사람들처럼 출근하고 월급 받고 사는 사람들에겐 보이는 자산만 있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 그러나 초대박을 내고 싶거나, 한 분야의 정상에 서고 싶다면 반드시 일머리를 지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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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