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영 더봄] 은퇴 후 목돈 들고 있는 건 위험천만

[강정영의 평생부자되기] 은퇴 후 목돈은 날리기 쉬워 안정적 현금흐름이 가능한 연금 자산 위주로 준비해야

2023-04-03     강정영 청강투자자문 대표

최근 뉴스에 의하면, 소득이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65세 이상의 절대 빈곤율이 약 40% 수준으로 OECD 최고라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소득이 끊기는 퇴직 나이가 평균 50세 전후라는 데 있다. 은퇴 후의 소득 단절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이렇게 암담한  은퇴 후의 현실, 피할 수는 없을까. 너무 겁낼 것 없다. 일찍부터 준비하면 된다. 그런데 그 준비 방법이 매우 중요하다. 은퇴에 대비 허리띠를 졸라매고, 무조건 목돈을 모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보다는 연금을  받게 설계해야 한다. 그 목돈에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친지나 지인의 권유로 투자를 잘못하는 경우이다. 요지에 있는 상가 임대 소득이 짭짤하다고 해서 귀가 솔깃, 상가에 투자하는 사례가 제법 있다.  몇 달 동안은 임대료를 잘 받다가 그 이후에는 임대료는 고사하고, 투자한 상가가 경매로 넘어가는 바람에  투자한 돈을 몽땅 날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목돈은 잘못하면 친구나 지인의 투자 권유로 단번에 몽땅 날릴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리고 목돈을 들고 있으면 귀신같이 그걸 알고 오는 친지, 친구, 심지어는 아들딸들한테 그 돈을 뺏기다시피 하는 경우도 흔하다. '인삼밭에 투자하면 연 20% 수익은 누워 떡 먹기', '잠시 현금 흐름이 막혔는데 두세 달만 융통해주면 고리이자까지 쳐서 바로 갚아주겠다'는 절친도 있다. 일단 내 주머니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나면, 빌릴 때의 철석같은 약속은 사라지고, 그 돈 회수는 어렵다.

그보다 더 흔한 경우는 주식 투자다. 작은 돈을 재미로 투자해보는 정도는 별문제가 없다. 그러나 욕심을 부려서 퇴직금을 헐어서 큰돈을 주식에 투자하면 '돌아오지 못하는 강'을 건넌 것이다. 주식은 마약과 같아 한번 시작하면 끊기 어렵다. 원금 손실이나 반 토막은 시간문제다. 이 종목 저 종목 갈아타기를 하고, 손실 회복을 위해 물타기까지 하면 급속도로 잔고가 줄어든다. 평생 모은 돈 쉽게 날릴 수도 있다.

 한국 주식시장은 크게 보면, 지난 15년간 2000선을 횡보하고 있다. 좀 벌었다 하더라도 몇 번의 폭락장세에서 큰 손실을 본다. 신중한 투자를 하지 않고, 단기 매매하는 충동적인 투자방식은 집에서 카지노를 하는 것과 같다. 은퇴 후에는 주식 비중을 대폭 줄여야 한다. 손실을 만회할 시간이 없다.

이와 같은 것들이 '목돈을 쥐고 있는 경우'의 리스크이다. 평생 모은 돈이 날아가면 노후는 막막해진다. 다시 모을 시간도 방법도 없다.

이와 반대로 연금은 달마다 나오는 기백만원의 돈을 달라는 사람은 없다. 떼일 염려도 섣부른 투자로 실패할 가능성도 없다. 안정적인 은퇴 후의 생활에는 매달 또박또박 나오는 연금보다 더 큰 효자는 없다.

 그렇다면 그 연금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가능하다면 주택 마련 대출금 상환 부담이 사라지면, 바로 은퇴를 위한 개인연금 저축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개인연금은 수익률을 따지기보다는 은행이나 보험회사 중에서 가장 안정성이 높은 큰 금융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다.

은퇴 준비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가능한 연금 자산이 최고다. /게티이미지뱅크

10년 20년 장기적으로 은퇴 후 받을 내 연금을 맡기는 기관은 안정성이 최우선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수익에 눈이 어두워 변동성이 큰 주식으로 돈을 운용하는 것은 원금손실이 날 수도 있다. 작년에 주식형 연금저축 수익률이 평균 26% 마이너스였다. 연금저축은 월급의 일정 부분을 나의 노후를 위해 떼어 놓는 것이다. 고수익을 추구하다가 원금을 날려서는 안 된다.

두 번째 방법은 배당을 안정적으로 주는 주식을 매달 꾸준히 조금씩 사두는 것이다. 주가 상승 기대보다는 주식 수를 늘려야 한다. 그런 주식은 배당을 많이 주는 대형 은행이나 KT 등 통신사 주식이다. 주의할 것은 변동성 때문에, 주가 손실을 보지 않도록 저가 매수 윈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지난번에도 소개했지만, 그런 의미에서 주가 변동성이 거의 없고, 배당금을 매년 높여가고 있는 맥쿼리 인프라는 매우 좋은 선택이다. 이 종목을 꾸준히 사서 모아보자. 3만 주만 모으면 1년에 세후 2000만원 소득이다. 주당 예상 배당금 800원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은퇴 후에는 목돈으로 대박을 기대하는 투자는 위험하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최우선이다. 또 1년 2년은 괜찮을지 모르나, 20년 30년 동안 꾸준히 수익을 안겨주는 투자처는 드물다. 더 무서운 것은 그 돈을 누군가에게 뺏기듯 탕진할 위험도 크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목돈을 평생 잘 관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소득이 있을 때, 최대한 개인연금을 많이 넣어두어야 한다. 은퇴 후 꾸준한 현금 흐름은 생명과 같다. 월급에서 무조건 그 돈부터 먼저 떼 놓자. 쓰고 남는 돈은 없다. 미래 준비를 위해서는 현재의 소비를 줄여야 한다. 누구나 하는 은퇴, 잘 준비하면 된다. 작은 돈일지라도 지금 바로 시작해보자.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