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두산,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 계약 체결···3조원 규모
이창양 장관 주재로 포시즌스 호텔서 서명식 전체 10조 규모···현대·삼성 참전 관전 포인트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약 3조원 규모의 신한울 3, 4호기 주기기 및 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9일 두산에너빌리티와 한수원은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신한울 3, 4호기 주기기 공급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주기기 총계약 규모는 2조9000억원이다. 이날 행사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 주재로 황주호 한수원 사장과 정영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서명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원전의 핵심 설비인 원자로와 발전용 터빈 등 주기기를 사실상 독점 제작하는 계약이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 전신인 두산중공업 시절에도 신고리 5, 6호기에 2조3000억 원어치 설비를 공급한 바 있다.
이번 신한울 3, 4호기 공급계약을 보면 체결 소요 기간도 과거 30~37개월에서 8개월로 줄어들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규모 일감 공급을 통한 원전 생태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밝혔다.
지난해 7월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이 확정된 즉시 한수원은 이사회에 주기기 계약 체결을 보고했다. 이어 10월 신한울 3, 4호기 사업 촉진 태스크포스를 출범해 공급범위·계약조건·가격협상을 추진했다. 신한울 3, 4호기는 올해 1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확정 반영됐다.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는 일감 선(先)발주를 위한 주기기 제작 사전작업을 지난 1월 말부터 착수해 협력사에 일감 발주가 빠르게 이뤄졌다. 제작에 오래 걸리는 품목들을 본계약 이전에 선발주함으로써 기존의 계약 후 발주하는 방식보다 일감 공급 시기를 약 2개월가량 앞당긴 것이다.
신한울 3, 4호기 건설 비용은 대략 10조원이다. 다만 공공 발주 낙찰 이전에 공사가 중단됐기 때문에 시공에 참하는 건설사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1971년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를 지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대우건설·GS건설도 원전 시공 경험이 있다.
지난 2015년 건설계약을 체결해 올해 준공 예정인 신고리 5, 6호기의 경우엔 삼성물산과 한화건설, 당시 두산중공업이 참여한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제치고 낙찰받은 바 있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신한울 3, 4호기 건설, 계속 운전 추진, 원전 수출 등 원전 정책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올해는 원전산업의 재도약이 가속화될 수 있도록 일감·금융·인력·R&D까지 전방위적 정책 패키지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