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사라지나···'폐과' 선언한 의사들
진료비 30년째 동남아 국가 10% 수준 정부 의료 인프라 정책은 실효성 없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폐과'를 선언했다. 동남아 국가의 10분의 1 수준인 진료비가 30년째 지속되면서 지난 5년간 전국 소청과의 20%가 자진 폐업을 하는 상황인데도 정부가 소청과 의료 인프라를 무너뜨리는 정책만 내놓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4층 대회의실에서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전했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을 발표한 지 하루 만으로, 앞으로 소청과 전문의들은 순차적으로 '소아청소년과' 간판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 10년간 최저임금과 물가는 가파르게 올랐지만, 소청과 의사 수입은 28%가 줄었다며 병원 유지를 위한 제반 비용은 상승하는데 수익은 줄어드는 악화일로가 가속화됐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아픈 아이들을 고쳐 주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았왔지만, 오늘자로 대한민국에서 소청과라는 전문과는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직원 월급도 주지 못해 지난 5년간 소청과 662개가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이 순간에도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조차 아이들이 숨져가고 치료받을 곳이 없어 길바닥에서 헤매고 있다"며 "그럼에도 정부가 대통령을 속이면서 아이를 살리는데 반하는 대책만 양산하고 있다면 더 이상 희망은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폐과 선언 이유를 밝혔다.
소청과의사회는 복지부가 마련한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소아암 진료체계 구축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확충 ▲달빛어린이병원 ▲24시간 소아전문상담센터 시범사업 추진 ▲심층상담교육 시범사업 ▲소아 입원진료 가산 확대 ▲의료인력 운영 혁신 ▲적정 의료인력 양성 지원 등에 대해서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폐과 선언과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국민들의 소아의료 이용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긴급대책반을 구성해 상황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