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 악재 만난 '김기현호'···독으로 작용한 '당정일체'
민생특위 위원장, 조수진 최고위원 임명 더불어민주당 46.4% vs 국민의힘 37.0%
김기현 대표 체제의 국민의힘이 ‘1호 특위’로 ‘민생희망특별위원회’(가칭)를 출범시켰다. 김 대표가 당 대표 취임 2주도 안돼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정신 헌법 수록 불가 발언, 주 69시간 근로개편안과 대일 굴욕외교 논란이 악재로 작용하며 여당 지지율 하락이라는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민생 행보를 강조하며 지지율 반전에 나섰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김 대표 취임 이후 2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닷새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2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0일 발표한 결과,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6.4%, 국민의힘 37.0%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3월 1주차 44.3%, 3월 2주차 41.5%, 3월 3주차 37%로 2주 연속 하락했다.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것은 1월 4주차 이후 7주만으로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11월 3주차(33.8%)에 근접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3월 1주차 40.7%, 3월 2주차 42.6%, 3월 3주차 46.4%로 2주 연속 상승했다. 양당 격차는 1월 4주차 이후 7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리얼미터는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세를 김재원 최고위원 발언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지난 12일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 “그건 불가능하다. 저도 반대”라고 발언했다. 전 목사가 ‘전라도에 립서비스하기 위한 것이었냐’고 묻자 김 최고위원은 “표를 얻으려고 하면 조상 묘도 파는 것이 정치인 아니냐”고 밝혔다.
5·18 정신의 헌법 수록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었으며 김기현 대표 역시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여당 의원들과 5·18 기념비 앞에서 참배한 바 있다.
김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최고위원의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발언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냐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일정 정도 부인할 수 없는 점이 있다”면서도 “주된 요인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 69시간 근로제 개편과 관련해 혼선이 빚어졌다’는 지적에는 “당 지도부가 바뀌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입법예고가 되고 외부에 공표됐다. 충분한 협의가 진행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향후 같은 혼선이 빚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당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지도부가 출범한 지 보름도 채 되지 않아 지지율 악재에 부닥치자, 김 대표는 민생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김 대표는 민생희망특위(가칭)를 띄우고 위원장에 조수진 최고위원을 선임했다.
오는 23일에는 전북 전주에서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다. 김 최고위원의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발언을 잠재우는 한편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 및 출향민 표심을 공략하려는 행보다.
다만 전문가는 여당 지지율 낙폭은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연동돼 있기에 민생 행보의 지지율 상승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김기현 대표 체제에 대한 평가의 핵심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과 여당의 지지율이 연동돼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에게 쓴소리하는 당 대표가 아닌, 힘을 실어주며 혼연일체 된 당 지도부의 모습이 당원들에게 좋을 수 있지만 삼권이 분립되어 있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들이 볼 때는 부정적일 수 있다”라며 “윤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 69시간 노동제 등이 젊은 세대, 중도층이 대거 이탈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만약 김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직언한다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과 관계 없이 여당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지만, 김 대표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