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최정우 체제 재신임···국민연금도 이사 선임안 전부 찬성

정치적 논란에 중립적으로 보이려 노력 신한 진옥동 신임회장 선임건에는 반대 주인 없는 기업 대표란 이유···압박 지속

2023-03-17     이상헌 기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3월 17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55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포스코그룹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1년 남은 최정우 회장 체제가 일단은 재신임을 받았다. 이른바 주인 없는 기업 최고경영자(CEO) 선임에 대해선 압박을 지속하면서도 이사회 구성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에 대해선 중립적으로 보이려는 국민연금공단의 기조가 확인됐다.

17일 포스코에 따르면, 정기섭 경영전략팀장(사장)과 김지용 미래기술연구원장(부사장)의 사내이사 신규선임안이 원안대로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유병옥 친환경미래소재팀장(부사장)도 재선임을 거쳐 사내이사직을 이어간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제55기 정기주총을 열었다. 사내·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하면서, 임기가 1년 남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체제도 우선은 안정화됐다. 사내이사로 포진된 인사들은 최 회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온 인물들로 꼽힌다.

포스코 사내이사 추천은 정관에 따라, 사외이사 후보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의 자격 심사를 거친다. 이사회 추천으로 후보가 되면 주주총회 의결을 통해 최종 선임되는 방식이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앞서 "셀프 연임, 황제연임 우려가 없어야 한다"면서 KT와 함께 포스코를 지목한 바 있다. 국세청도 주총 바로 전날인 16일 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임기가 1년 남은 최 회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런 이유로 반대 의결권 행사가 예상됐지만, 국민연금은 전일 새롭게 출범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결정으로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서 포항으로 변경하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과 신규·재선임 안건에 모두 찬성했다. 다만 정관 변경 건(서면에 의한 의결권 행사를 폐지)에 대해선 "주주가치 침해 우려"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의 1대 주주(지분율 8.99%)다. 투자회사 지분이 10% 미만이면 의결권 행사 방향을 사전에 정하고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지만 전일 수탁위 첫 회의에서 다뤄진 10개사의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이 이례적으로 발표됐다.

국민연금은 이날 삼성중공업 정기 주총 안건 중에서는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은 경쟁사에 비해 과다하다는 이유로 반대를 행사했다. 오는 23일 열리는 신한지주 주총에서는 진옥동 신임회장 내정자의 이사 선임건에 대해 반대를 결정하면서 최고경영자(CEO) 선임에는 엄격한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 같은날 주총이 열리는 △메리츠증권 △삼성바이오로직스 △BNK금융지주 22일로 예정된 △네이버 △롯데칠성음료 △현대모비스와 23일 △현대홈쇼핑의 정기 주총 안건에 대해서는 회사 측 제안에 모두 찬성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