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일색' 與 지도부···무색해진 '연포탕'에 지지율 하락

"민주당 후보 투표” 47.3% vs “與 후보 투표” 41.8% 김종인 "대통령 의중 반영 형태···총선 효과는 회의적"

2023-03-16     최수빈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 김예령 대변인, 구자근 비서실장, 배현진 조직부총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이철규 사무총장, 김 대표, 강대식 최고위원, 강민국 수석대변인, 유상범 수석대변인, 윤희석 대변인. /최수빈 기자

최근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친윤 지도부 선출로 전당대회를 마무리한 국민의힘 지지율은 하락하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현 신임 국민의힘 당 대표를 필두로 친윤계 인사들로 채워진 당 지도부에 대해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국민 여론은 차갑다.

16일 김 대표는 신임 주요 당직자에 임명장을 전달하고 “운동경기에서 팀이 승리하는 비결은 어느 한 사람의 특출난 기량이 아니라 전체의 팀워크”라며 “우리 당이 원팀이 돼서 총선 승리를 하는데 오늘 임명되신 당직자분들의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강대식 국회의원(초선, 대구 동구을)이 임명됐다. 사무총장은 윤석열 당선인 총괄보좌역을 맡았던 이철규 의원(재선,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군), 전략기획부총장은 박성민 의원(초선, 울산 중구)에게 돌아갔다. 배현진 의원(초선, 서울 송파구을)은 조직부총장을 맡게 됐다. 

수석대변인 자리에는 유상범(초선,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군), 강민국(초선, 경남 진주시을) 의원이 맡는다. 나머지 대변인 자리에는 김민수 전 경기 분당을 당협 위원장, 김예령 전 윤석열 대선 캠프 대변인,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에게 돌아갔다.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내정됐던 구자근 의원(초선, 경북 구미시갑)이 그대로 임명됐다.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상 ‘윤석열 친정 체제’ 공고화로 요약된다. 이철규 의원은 대표적인 윤핵관으로 이준석 전 대표와 앞장서서 싸웠던 인물 중 한 명이다. 박성민 의원 역시 초선 의원 중 강성 친윤으로 분류되는 인물이고, 배현진 의원 또한 마찬가지이다. 

상대적으로 친윤 색채가 덜한 인사는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강대식 최고위원이다. 그러나 강 최고위원은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하는 초선 연판장에 이름을 올리며 사실상 친윤 주류와 결을 같이 해왔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경쟁했던 후보들과 만나면서 ‘연포탕(연대·포용·탕평)’ 행보에 나섰지만 전당대회 당시 김 대표 및 친윤계와 날카롭게 각을 세운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는 면담 일정을 잡지 못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13일 당권 주자 중 가장 먼저 면담했으나 김 대표가 제안한 과학기술특별위원장 자리를 거절했다.

당 안에서는 김 대표가 강조했던 연포탕 정치가 무색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김기현 체제 인사에 대해 “당정일체, 친윤계 지도부 일색 아닌가. 당직 인선도 혼연일체를 택하고 오히려 국회를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장악한 상황에서 당이 대통령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라며 “솔직히 연포탕으로 보기에는 좀 아쉬운 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내년 총선에서 여권이 큰 희망을 걸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흔히 얘기하는 친윤 그룹, 이렇게 일반 국민이 판단할 수밖에 없는 그런 당직을 구성했다고 본다”며 “대통령의 의중이 그냥 다 반영이 된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데 저게 과연 내년에 총선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냐 없느냐는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보다 높은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나왔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13, 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내일 총선이 열린다면 “투표하겠다”는 국민의 91.5%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47.3%인 반면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1.8%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주 전 조사 대비 1.6%P 하락한 41.4%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2%P 상승한 37.4%로 나타났다. 양당 지지율 격차는 직전 조사에 비해 12.1%P에서 7%P로 좁혀졌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에 지지를 보낸 여당의 입장이 마이너스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당심 투표에 따른 친윤 일색의 지도부 구성에 대한 민심과 중도층 실망이 지지율 하락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