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할당 우등생 SK그룹···女 사외이사 비율 늘리기 속도전

㈜SK도 여성 사외이사 2명 체제 자본시장법상 의무 사항인데도 女 임원 없는 상장사 아직 10여곳

2023-03-07     이상헌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월 3일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23 신임임원과의 대화'에 참석해 신임임원 패널과 토론을 하고 있다. /SK그룹

SK그룹이 사외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만 채우지 못하도록 한 자본시장법상 여성할당제 우등생으로 떠올랐다. 다수의 기업이 주춤한 사이 지주사인 SK 이사회뿐 아니라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내 여성 사외이사 비율을 40%~50%까지 늘린 것.

SK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1세대 여성 미국 변호사인 박현주 법무법인 세종 선임외국변호사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의결했다고 7일 공시했다. 오는 3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박 변호사 선임안이 의결되면 SK 이사회 사외이사 5명 중 여성이 1명에서 2명이 된다. 지난해 SK㈜는 김선희 매일유업 사장을 4대 그룹 지주사 최초 여성 사외이사로 영입한 바 있다.

SK 계열사에서도 여성의 약진이 돋보인다. SK하이닉스는 이달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김정원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SKC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채은미 전 페덱스코리아 사장을 추천했다. 채 전 사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SKC의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50%로 높아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신임 임원들과 토론회에서 그룹 내 여성 임원 부족 현상을 지적한 바 있다.

반면 SK를 제외한 나머지 대기업 집단 내 여성 위상은 여전히 열악하다. 지난 2020년 정부가 여성 임원 확대를 위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은 곳이 10여 곳이 넘는 실정이다.

본지 조사 결과 △HMM △두산에너빌리티 △아시아나항공 △케이씨씨 △HDC현대산업개발 △한국항공우주 △두산밥캣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에스디바이오센서 △넥센타이어 △한진 △KG스틸 △코오롱글로벌 △대한해운 △삼양사 등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따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