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리스크가 민주당 분당길로 이끄나 

강성지지층 개딸은 '반역표' 찾아 나서 비명계, 이 대표 사퇴 요구할 가능성도  李 정치적 치명타에 "결단 필요할 때"

2023-02-28     오수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뒤 모든 법률안의 표결을 마치고 나서 본회의장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에서는 파열음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계 무소속 의원까지 합산해 최소 30표 이상의 이탈이 발생하면서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이 그간 이 대표를 비판해 왔던 의원들뿐 아니라 이탈표를 낸 의원들을 색출하기 위해 추측 명단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안팎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의 리더십에 치명타였다는 평가와 함께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비명계를 중심으로는 검찰이 추가 체포동의안을 제출할 수도 있어 그 전에 이 대표가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이 대표 본인은 사퇴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28일 친명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른바 '수박 리스트'가 올라왔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의 은어다. 또다른 게시글에는 해당 의원 또는 의원실에서 부결했는지 여부를 묻고 부결했는지 여부를 확인한 답장이 올라오기도 했다. 

민주당 청원게시판에도 '체포동의안 찬성 국회의원 명단 공개'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청원인은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의원은 소신을 떳떳하게 밝혀달라. 이유가 몹시 궁금하다"고 적었다. 현재 해당 청원은 28일 오후 4시 기준으로 5500여 명이 동의했다. 

친명계 의원들도 예상보다 많았던 이탈 표수에 거부감과 함께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눈치다. 친명계 한 의원은 여성경제신문에 "당이 단결해야 하는데 이렇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며 "이들과 당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분당 가능성에는 "그 사람들이 나가면 좋겠지만, 나갈 리가 있겠느냐.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려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비명계의 반발도 거세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본지에 "당이 이렇게 위기인데 친명계라는 사람들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며 "의견이 좀 더 모여봐야 알겠지만 이 대표에게 직접 사퇴도 요구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건 예상했지만 이 정도의 가결표가 나온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민주당이 위기다. 선당후사를 생각해야 한다. 당이 더 분열하는 것을 막으려면 이 대표가 스스로 당권에서 내려오는 쪽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검찰에서 추가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오면 잘했든 못했든 이 대표가 정치인으로서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성 지지층이 소위 '반역표'를 찾고 비명계 의원들에게 전화나 문자 폭탄을 돌리고 있는데 막지 않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민주당 답지 못하다. 당을 수습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도가 지나친 강성 지지층의 행동을 그냥 두는 것은 문제"라며 "침묵하는 건 사실상 개딸들의 행위에 동조한다는 것 아닌가. 당내 분열이 가속화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297명 중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9명, 무효 11표로 과반을 넘지 않아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