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예찬 비판 '아이유 팬 성명'은 가짜···17개 언론도 속았다
웹소설 '성적 대상화' 논란 아이유 팬들, 정치와 거리 둬 언론 '받아쓰기'에도 반발
가수 아이유 팬들이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의 아이유 성적 대상화 논란에 성명문을 냈다고 알려졌으나, 이는 팬 의견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조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아이유 갤러리'에는 장 후보를 규탄하는 성명문이 없다. 디시인사이드의 연예인 관련 갤러리는 가입 절차를 따로 두는 공식 팬카페와 달리, 누구나 익명으로 자유롭게 글과 댓글을 작성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가짜 성명문은 장 후보 논란이 불거진 26일 온라인에 전문이 쓰여 있는 이미지 파일로 확산됐다. 아이유 갤러리 '공식 입장' 행세를 하는 성명문에는 "팬들은 아이유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장예찬 후보에 대해 엄정 조처를 해 줄 것을 소속사 측에 강력히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 간 비방전이 격화되면서 장 후보를 공격하는 측이 만든 것으로 보인다. 한 누리꾼은 아이유 갤러리에 해당 성명문을 올렸으나 운영진이 거짓으로 판명해 삭제했다.
이용자들은 가짜 성명 작성자를 겨냥 "정치병자들한테 관심 없으니까 느그들 갤로 꺼져", "니들이 뭔데 성명문을 발표해 X신들아"라며 맹비난했다.
또한 "저런 주작단은 어디서 굴러 들어오는 겨", "정치충들은 레알 물불을 안 가리네", "정치충 아니랄까봐 주작이 일상화돼 있구만"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이유가 정치판에 휘말리는 걸 반대한다는 뜻이다.
가짜 성명문이 퍼지자 연합뉴스를 비롯한 17개 매체들은 아이유 갤러리에서 팬들의 공식 입장을 냈다며 내용을 보도했다. 이른바 커뮤니티 발 '받아쓰기'를 했지만, 추가적인 사실 확인 과정은 없었던 것이다.
이에 아이유 갤러리 한 이용자는 글을 통해 "X같은 걸로 기사 내면 죽여버린다 기자 X끼들아", "정치 관심 없으니까 다 꺼져"라고 잘못 기사화한 언론을 비난했다.
아이유 갤러리가 정치적인 가짜 성명문으로 인해 오해를 받은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9월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가수 아이유가 (간호사들에게)아이스조끼를 기부하였다는 소식도 들었다"고 적은 것에 대한 가짜 성명문이 나왔다. "대통령께서 아이유의 선행을 높이 사 주신 점에 대해서는 황공하오나 아이유가 간호사 분들에게만 기부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국민들이 있을 듯하다"라고 불편함을 드러내는 내용이다.
당시에도 아이유 갤러리는 "본 갤러리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 아이유 갤러리는 특정 정치적 이슈에 대해 공식 성명문을 내지 않음을 밝힌다"고 했다.
한편 장예찬 후보는 2015년부터 연재한 판타지 소설 '강남화타'에 '삼단 고음'으로 유명한 20대 여자 가수를 아이유의 본명 '이지은'으로 묘사했다. 29세 남성 한의사가 불치병에 걸린 여성 배우를 성관계로 치료하고 성대 이상으로 고생하는 여성 가수를 치료한 뒤 교제하는 내용 때문에 논란이 됐다.
이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유 실명까지 넣고 가사까지 넣은 건 맞는 것 같다. 아이유 팬 여러분 죄송하다"며 "국민의힘을 미워하지는 말아달라. 그냥 후보 한 명의 행동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