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끝판왕' 사우디 첫 女 우주인 배출···ISS서 '미세중력' 연구
여성 운전자 허용한 빈 살만 사우디 개혁·개방 정치 일환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여성 우주인이 탄생했다.
27일 사우디 국영 SPA 등에 따르면 사우디 우주위원회(SSC)는 올해 총 10여 일에 달하는 우주 비행 임무에 첫 사우디 여성 우주인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액시엄스페이스의 ‘AX-2’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이번 임무는 올해 하반기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미세중력'을 연구하는 것이 목표다. 마이크로 중력(micro gravity)이라고 불리는 미세중력은 중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우주 상태를 말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미세중력이 있는 곳에서는 몸에 받는 저항이 줄어 뼈와 근육이 쉽게 약해질 수 있다"면서 "미래 우주 탐험에서는 이런 환경에서 장기간 우주인이 생활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X-2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인원은 총 4명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국제우주정거장에 세 번 다녀온 경험이 있는 전직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여성 우주비행사 페기 윗슨도 참여한다. 파일럿 출신 미국인 사업가 존 쇼프너가 조종간을 잡는다. 여기에 사우디 최초 여성 우주인인 라야나 바르나위가 참여한다.
바르나위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한 병원에서 의학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은 사우디 첫 여성 우주비행사 탄생에 대해 사우디의 실질적인 지도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개혁·개방 정책의 일환으로 분석했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수니파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와하비즘(Wahhabism·이슬람 근본주의)을 추종해 종교·사회적 이유로 과거 여성의 활동에 제약이 많았다.
2017년 집권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여성이 남성 보호자 없이도 차량 운전과 해외여행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하는 등 여성 친화 정책에 힘써 왔다. 사우디 전체 노동력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7%에서 지난해 37%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