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 더봄] 닫힌 마음을 여는 '너의 느낌 질문' '너의 바람 질문'의 마법

[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먼저 상대의 느낌을 짐작해서 물어보고 먼저 상대의 바람을 짐작해서 물어보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다음에 해야 효과

2023-02-27     고현희 사단법인 사람사이로 이사장

직장인인 아내는 업무가 많아서 일주일에 하루 정도 퇴근 후 바로 집에 갈 수 있는 상황이다. 아내는 오늘도 늦는다. 피곤하고, 미안한 마음이다. 10시 넘어 집에 들어가니 남편은,

“일찍 좀 다녀!”

이 말을 듣고 할 수 있는 대화는,

“일찍 다니기 싫어서 늦게 오는 거 아니잖아!”

“나도 그러고 싶어···.”

“그런 말 듣기 싫어.”

“왜 또 잔소리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떤 말을 들었을 때 상대의 느낌을 짐작해서 물어보는 것은 대화를 연결하는 중요한 단계이다. ’너의 느낌 질문‘이라고 한다. 위 상황에서의 ’너의 느낌 질문‘은,

“화났어?”

“안쓰러워?”

“걱정돼?”

“힘들었어?” 등이 될 수 있다.

어떤 말을 들었을 때 상대의 느낌을 짐작해서 물어보는 것은 대화를 연결하는 중요한 단계이다. ’너의 느낌 질문‘이라고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남편이 ’너의 느낌 질문‘에,

“그래, 거의 매일 늦잖아”라고 했다면 그다음은 상대의 바람을 짐작하여 물어보는 것이다. ’너의 바람 질문‘이다.

“일주일에 반은 일찍 들어오길 바라지?”

“내 건강이 걱정되지?”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거지?”

“일과 가정이 조화롭기를 바라는 거지?” 등이 될 수 있다.

남편은 ’너의 바람 질문‘에 어떤 말이라도 할 것이다.

“그럼, 나 혼자 집안일 다 하는 것이 힘들어.”

“그래, 일이 많은 것을 보니 당신 건강이 걱정돼!”

“아니야, 혼자 저녁 차리고 치워도 괜찮아. 당신 일이 많아서 걱정이지.”

“응, 당신이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만들어가길 바라거든.”

등의 답을 할 수 있다.

이런 대화를 나눈 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상대가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소통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나도 일을 줄이고 조화롭게 지내고 싶은데 요즘은 일이 많아. 오늘은 특히 피곤해. 그래서 일찍 좀 다니라는 말을 들으니 불편해.”

“그랬어? 미안해···.”

“나는 늦게 왔을 때 피곤하지? 수고했어! 라는 말을 듣고 싶어. 그렇게 말해 줄래?”

“알겠어.”

“고마워!”

상대가 하는 말에 마음이 닫히거나, 화가 올라와도 나의 말을 바로 하기 전에 ’너의 느낌 질문‘과 ’너의 바람 질문‘을 하는 것이 소통의 중요한 단계이다. 2개의 질문 중 하나라도 하기를!

“공부해라!”

“너는 맨날 폰만 잡고 있더라. 너무 많이 보잖아.”

“게임을 도대체 몇 시간을 하는 거야, 그만 좀 해!” 등의 명령을 자녀에게 하기 전에 ’너의 느낌 질문‘과 ’너의 바람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삶의 방향은 달라질 것이다.

자녀가 학교에서 왔을 때의 ’너의 느낌 질문‘은 힘들었지? 재밌었니? 수고 많았지? 등이고, 휴대폰을 보고 있을 때의 ’너의 느낌 질문‘은 재밌어? 심심하니? 흥미롭니? 등이고, 게임을 하고 있을 때의 ’너의 느낌 질문‘은 집중되니? 신나니? 잘 안돼서 열 받니? 등일 것이다. 그다음에 ’너의 바람 질문’이 생각이 나면 물어보면 된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이야기 많이 했어? 휴대폰에서 볼만한 것을 찾았어? 게임 레벨을 높이고 싶은데 잘 안 되는 거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대가 하는 말에 마음이 닫히거나, 화가 올라와도 나의 말을 바로 하기 전에 ’너의 느낌 질문‘과 ’너의 바람 질문‘을 하는 것이 소통의 중요한 단계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런 대화를 나눈 후에,

“나는 네가 학교에서 오면 간식 먹고 복습을 바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나는 네가 휴대폰을 보는 시간을 지금보다 줄여야 한다고 보이네. 네 생각은 어때?”

“게임하기 전에 할 일을 먼저 하면 게임을 눈치 안 보고 부담 없이 할 수 있을 텐데··· 그럼 나도 마음이 편하고 너도 편할 거야. 그렇게 하면 어때?” 등으로 내 의견을 전달하면서 상대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공감하는 대화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인정받고, 이해받기를 원한다. 특히 가까운 사람에게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 나를 인정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삶은 풍요로울 것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 사회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말은 상대를 인정하는 말이 아니다. 이해하려는 마음을 표현하는 말이 아니다. 상대가 어떤 상황인지를 고려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특히 비난, 비판, 평가의 말을 한다.

공감 대화로 소통하기 위하여는 현재 내가 하는 말을 멈추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조금 후에 하기로 하고, 상대의 느낌을 짐작하여 물어보는 것을 기억하여 ‘너의 느낌 질문’을 하면 바로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질문을 받은 상대는 마음을 열고, 입을 열게 된다. 대화는 물 흐르듯 진행될 것이다. 대화가 원활하게 되고 있을 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대화의 끝이 흐뭇해질 확률이 높아진다.

상대의 느낌 혹은 바람을 짐작하는 것은 나의 사고가 깊어지는 활동이며 이해와 인정을 할 수 있는 마음의 폭이 넓어지는 방법이다. 상대를 짐작하여 질문한 후에 나의 말은 조금 후에 하면 새로운 대화의 장을 경험하며 짜릿하고, 뿌듯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