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기준금리 3.5% 동결한 날 "한 번 더 베이비스텝"
최종금리 3.75% 다수 의견 연말 물가 3%대 경기침체 요인은 후순위‧‧‧물가 최우선 고려 이 총재 “물가 예측대로 안 내려가면 인상”
“최종금리에 대해 금통위원 중 한 분은 3.5% 동결이 적절하다 하셨고 나머지 다섯 분은 당분간 최종금리를 3.75%까지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23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 회의 결과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당부했다.
다수 위원 의견대로라면 금리 인상이 한 차례 더 남은 셈이다. 이날 금통위는 종전 기준금리 3.5%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이전에는 금리를 인상한 후 시간을 두고 추가 인상 여부를 검토해오던 것이 일반적이었다”며 “지난 1년 반 넘는 시간 동안 금리를 300bp(1bp=0.01%) 올리면서 금통위의 물가 경로 전망이 있었다. 이 경로대로 간다고 하면 굳이 더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지금 있는 수준에서 (경로대로 가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동결 이유를 밝혔다.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2%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0.2%포인트 올라 금리 인상 의견도 있었다. 이 총재는 1월은 물가 성적이 주춤했지만, 2월 물가는 5% 내외로, 전달보다 낮아질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3월부터는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물가 기저효과 등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4%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그 추세가 계속돼서 올해 말에는 3% 초반으로 물가 경로를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번 동결이 부동산 시장 불안 등 경기둔화에 의한 것 아니냐는 해석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소비자물가상승률뿐 아니라 기대인플레이션도 4%대로 올라섰음에도 금통위는 금리동결을 결정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언론사가 금통위 전후로 이번 동결 이유에 대해 경기침체 우려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기자회견장 오면서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한은이 동결했다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을 봤다. 실제로 경기성장률 전망(1.7%→1.6%)도 낮춰진 것 보고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면서도 “경기에 대한 거 고려하지만 최종 결정은 물가 경로를 가장 우선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가를 고려하지 않고 금리정책을 결정했다는 해석은 사실과 맞지 않다. 경기를 비롯해 금융시장 안정도 고려하지만 저희가 생각해왔던 물가 경로대로 가고 있기 때문에 동결했다”면서 “(전망대로) 물가가 더 빨리 안 내려오면 더 인상할 수도 있고 더 빨리 내려오면 다른 조치를 할 수도 있다. (기사) 헤드라인 바꿔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한편, 이 총재는 금리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 봤다. 그는 “예상했던 물가 경로가 부합해서 장기 목표인 2%로 간다는 확신이 여러 가지 자료를 통해 확인되면 금리인하 가능성을 논의해야 할 것이다”라며 “그전에 논의는 시기상조다”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