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대거 물갈이?···이사도 감사도 다 바꾼다

이수만이 이사7인 감사 1인 주주제안 방시혁·민희진 빠지고 실무형 인사로

2023-02-16     김혜선 기자
하이브가 정진수 하이브 CLO,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 등 새 이사회 경영진 후보 추천을 16일 마쳤다. 앞서 유력 후보였던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을 제외하고 SM엔터테인먼트의 이사회 멤버 전원을 기획·법무·행정·금융 등 경영관리 전문 인력으로 꾸렸다. 방시혁 의장(왼쪽)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오른쪽)의 모습 /각사 제공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SM엔터)의 새 이사회 경영진 후보 추천을 마쳤다. 앞서 유력시됐던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 등은 뒤로 빠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주주제안을 통한 7인의 이사와 1명의 감사 후보군을 확정했다. SM엔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결정으로 주주제안 기한을 앞둔 15일 저녁 10시에 주주 메일을 통해 경영진 후보 인선을 마쳤다.

주주제안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대주주 자격으로 하이브를 대신해 제출했다. 하이브는 주주명부폐쇄일 이후 지분을 매입했기 때문에 이번 주총에선 주주제안권을 갖지 못했다.

SM엔터 사내이사 후보군으로 △이타카홀딩스 인수를 이끌었던 이재상 하이브아메리카 대표(하이브 CSO·하이브아메리카 COO 출신), △정진수 하이브 CLO(엔씨소프트 수석부사장 출신),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넥슨 보안정책실장 출신)을 제안했다.

사외이사 후보는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 △홍순만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UNEP) 금융이니셔티브 한국대표다. 기타 비상무이사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파트너(엔씨소프트 기타비상무이사 출신), 비상임 감사후보로는 최규담 회계사(엔씨소프트 재무전략실장 출신)가 이름을 올렸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걸그룹 뉴진스를 키워낸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법무 전문 및 경영 실무형 인사들로 이사진을 채웠다. SM엔터 경영진과 카카오 연대와의 경영권 분쟁 대응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인다.

특히 15년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재직한 정진수 CLO는 과거 넥슨코리아와 경영권 분쟁을 통해 당시 대표였던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와 연을 맺은 바가 있다.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린 강남규 가온 변호사 역시 기업 오너의 자산승계와 주주 간 경영권 분쟁 전문가로 알려졌다.

SM엔터와 사업적 시너지는 이재상 후보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하이브 사업구조와 이타카홀딩스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성과를 올려 SM엔터 인수후 통합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박지원 CEO는 지난 14일 사내 설명회에서 "SM의 유산을 존경한다. SM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 하이브는 이미 멀티레이블 체제를 증명해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수만 전 총괄의 경영 및 프로듀싱 참여는 없으며 로열티도 더는 가져가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하이브는 '멀티레이블' 체제를 통해 빅히트(방탄소년단·투모로우바이투게더), 플레디스(세븐틴·뉴이스트), 쏘스뮤직(르세라핌) 등을 운영해 왔다. 하이브 추천 이사들을 실무진으로 채운 건 SM엔터 경영진이 최근 내놓은 'SM 3.0'을 존중하겠다는 간접적인 의사 표현이라는 평가도 있다.

SM엔터 이사진 4명의 임기는 내달 동시에 종료된다. 하이브는 이사 선임을 놓고 현 경영진 및 카카오 연대와 대결을 벌인다. 이 전 총괄에 반기를 든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 손잡고 연임을 시도하고 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진입한다는 조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