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65에 기저귀 차는 게 뭐 어때서?'···성인용 기저귀 공급량 증가세
저출산 고령화로 유아용과 역전 가능성도 고령 인구 901만명···2021년 판매량 11만t
저출산 고령화의 여파로 성인용 기저귀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반면 유아용 기저귀 공급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성인용 일회용 기저귀는 총 11만 2000t이 생산 및 수입돼 시중에 풀렸다. 직전 해보다 17%(9만 6000t) 증가했다. 반면 어린이용 일회용 기저귀 생산·수입량은 2019년 7만 6000t에서 2020년 6만 9000t으로 줄었다. 2021년엔 전년도와 비슷한 규모로 정체됐다. 이를 두고 식약처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영향"으로 봤다.
성인용 기저귀 시장의 성장은 초고령 사회 진입을 의미한다. 이미 일본은 2016년 성인 기저귀 판매량이 영유아 기저귀 시장을 앞질렀다. 2017년 성인용 기저귀 판매 규모는 영유아용 기저귀의 1.3배에 달하는 881억 엔을 기록했다. 지금 환율로 계산하더라도 8471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01만 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7.5%에 해당한다. 고령화 인구는 계속 증가해 2025년에는 20.6%가 고령자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예정이다.
성인용 기저귀 착용에 대한 사회 인식이 변하면서 관련 수입 규모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국내 의료 기기 시장 규모는 총 9조1000억원으로, 2020년(7조5000억원) 대비 21% 성장했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의료 기기 시장 규모는 4270억 달러(약 541조원)에 달한다. 이 분야 세계 1위는 미국이며, 독일·일본·중국·프랑스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 10위를 기록했다.
권태엽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회장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고령화에 따라 고령자가 기저귀를 쓰는 일이 부끄럽기보다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는 방향으로 고령자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면서 "과거엔 기저귀를 노인이 차면 부끄러운 일로 여겼지만 이젠 기저귀를 차고도 건강한 노후를 즐기려는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