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족들 "아이들 따라가겠다"

100일 만 국가기관 첫 주최로 추모제 열려  유족, 합동분향소 설치 요구 정치권 "추진중"

2023-02-05     오수진 기자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국회추모제에서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유가족 대표 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째인 5일 국가기관이 추최한 첫 추모제가 열렸다. 국회를 찾은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4일 설치한) 시청광장 앞의 허름한 천막, 저희가 치우겠다"며 "그 천막은 저희가 철거할테니 국회와 정부와 서울시에서 많은 국화꽃과 많은 카네이션으로 단장된 합동분향소를 공식적으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국회에서 열린 추모제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세월호 유족 등이 참석했다. 

이종철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내일 서울시에서 저희의 조촐한 천막 분향소를 철거하러 올 경우 휘발유를 준비해놓고 그 자리에서 전부 아이들을 따라갈 것이다. 다 죽을 것"이라고 울부짖었다. 

생존자들도 제대로 된 희생자 추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사 당일 최초로 112에 압사 우려 신고를 했던 박모 씨는 "예쁘고 잘생긴 청년들이 그곳에서 왜 그런 고통을 당해야 했을까. 저는 마르지 않는 눈물과 분노로 국가트라우마센터의 도움을 받았지만 치유되지 않았다"며 "그 분노는 국가 책임자들의 반성 없는 핑계와 뻔뻔함이 이유"라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는 여야 지도부도 함께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정부와 집권 여당은 사회적 참사에 무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우리 사회에서 대형 사회적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야권은 정부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며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그날 이후 유족에겐 온 세상이 까만 잿빛이지만 대통령도, 정부도, 여당도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권력이 아무리 감추고 외면해도 정의는 회복되고 진실 또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최소한의 도리를 해달라. 무책임한 장관을 임명한 대통령이 인선의 실패를 통감하고 유족 앞에서 정말 제대로 사과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