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vs '비윤' 이준석계 출마 러시···"전당대회 다양성 확보"

이준석, 허은아·김용태 후원회장 역임 박성중 "李 선거운동, 당헌·당규 위반"

2023-02-03     최수빈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11월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우스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의 '정치를디자인하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컷오프(예비경선)를 일주일 앞두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당 대표부터 최고위원까지 이 전 대표의 지원을 받는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지는 가운데 친윤계의 견제도 시작됐다. 

전당대회 후보등록 마감일인 3일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청년 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회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했다. 

이 전 대표 체제에서 꾸려진 혁신위원회의 혁신위원을 지낸 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로 퇴행하는, 뒷걸음질 치는 국민의힘을 다시 앞으로, 미래로 이끄는 당 대표가 되겠다”라면서 “주류, 친윤, 윤핵관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박살내고 있다”고 직격했다. 

국회 기자회견장은 현역 의원과 국회사무처, 원내 정당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 원외인 천 위원장은 하태경 의원의 예약으로 회견장을 사용했다. 하 의원은 천 위원장에 대해 “지난 총선에서 우리 당이 발굴한 최고의 인재, 최고의 유망주”라고 소개했다. 

이 전 대표 체제에서 각각 수석대변인, 청년 최고위원으로 활동한 허은아 의원과 김용태 전 청년 최고위원도 같은 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허 의원은 “당권을 쥔 세력의 줄 세우기와 정치적 폭력에 숨이 막힌다”라고 말했고 김 전 최고위원은 “권력을 위해 획일화된 사고를 강조하는 정당은 정당이라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45세 미만이 입후보하는 청년 최고위원 선거에는 이 전 대표와 새로운보수당 생활을 함께한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출마했다. 이로써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인사 총 4명이 전당대회 후보등록을 완료했다.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인 이 전 대표는 허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의 후원회장을 맡으며 지원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핵관들이 누군가를 음해하고 권력다툼을 할 준비만 하고 있을 때 허 의원은 선거를 이기기 위해서 전국을 돌았다”라고 적었다. 다만 허 의원실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이 전 대표께서) 현장에 동행하거나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지에 관련해서 따로 들은바, 이야기 드린 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친윤계 박성중 의원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에 개입하지 말라”고 성토했다. 이어 박 의원은 “당규상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은 자는 선거권이 없다”며 “당원권 정지 기간에 후원회 회장을 하거나 특정인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당헌·당규를 위반한 불법한 선거개입”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근거로 제시한 당규는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규정’ 제10조(선거권이 없는 자) 1호 ‘윤리위 규정 제21조 제1항의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은 자’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성 비위 의혹과 관련해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같은 해 10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언사로 인해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이 전 대표의 당원권 회복 시점은 내년 1월이다.

이에 허 의원실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탈당하지도 않았고 윤리위도 출당하지 않았다. 당원권 정지된 당원에 대한 규정은 없기 때문에 결국은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당내에서는 친이준석계의 출마 러시가 ‘도로 한국당’ 이미지를 쇄신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황교안 전 대표가 출마하면서 국민들께 도로 한국당으로 비칠 가능성도 있었지만, 전당대회의 다양성이 확보된 듯하다”라며 “다만 이 전 대표가 윤리위 징계를 받으며 쫓겨난 상황 속에서 당원들의 의중이 어떠한지 확실하게 알 수 없다. 이 전 대표로 인해 유입된 당원들이 분명히 있으나 (내홍 당시) 피로감을 느낀 당원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고위원 선거는 1인당 2표를 행사하니, 표 분산의 우려도 없고 허은아 의원의 경우 여성 자리가 있다 보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