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기획] 할아버지 장례식 후 장롱서 찾은 쌍둥이 반지의 비밀
'장롱 속 주얼리를 찾아라' 시즌1 수상작 다이아몬드상 4명·순금상 4명 선정 돼 멕시코 이민 3세의 영화 같은 사연 눈길 수상작 소개 후 3월 시즌2 새롭게 시작
안녕! 난 영롱한 초록색 빛깔의 쌍둥이 반지야. 사진 속 할머니와 손녀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 바로 나야. 지금은 햇빛을 받아 반짝이지? 그렇지만 2년 전까지만 해도 난 어두운 장롱 속에서 깊은 잠을 자고 있었지. 파란만장했던 내 이야기 들려줄까?
시간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나는 열여섯 가족이 사는 집안에 입양됐어. 4대가 어우러진 대가족이었지. 그런데 그거 알아? 나 되게 잘나갔어. 몸값만 당시 60만원에 달했지. 그때 9급 공무원 1호봉 월급이 18만7000원이었으니 공무원 석달치 월급이었던 거야.
내 값비싼 몸값만큼 나는 이 집안의 제일 높은 어르신 품에 안겼어. 이분의 찬란했던 세월과 함께 따스한 추억을 새롭게 써 내려가기 시작했어. 못 보던 세상도 많이 구경했어. 내 주인이 나를 항상 데리고 다녔거든.
주인님은 열심히 사신 분이었어. 일제 강점기였던 1930년에 태어나셨지. 열여덟에 가난한 농부의 아내가 되셨어. 일제 치하에서 3남 2녀를 키우자니 오죽했겠어. 묵묵히 땅을 일구며 소처럼 일하셔서 자식들 다 키우고 증손주까지 보셨지.
90년 주인님이 환갑을 맞이하셨어. 늘 엄마에게 마음이 쓰였던 큰 따님이 주인님을 위해 큰맘 먹고 나를 데려왔어. 주인님은 감격하셨지. 평생 반지나 보석이라곤 지녀볼 엄두도 못 냈으니까. 나를 보고 얼마나 기뻤겠어. 그날부터 한순간도 나를 떼어놓지 않았어. 고생 끝에 키운 큰딸이 데려왔으니 얼마나 나를 아꼈겠어.
그런데 이 행복도 잠시, 주인님은 나를 잃어버리고 말았어. 밭에서 일하다 나를 빠뜨리고 만 거야. 난 단숨에 가족을 잃었어. 빛나던 내 얼굴은 흙빛이 됐지. 까끌까끌하고 진흙이 가득한 어두운 곳에 묻혀버렸어. 곱게 자란 나인데 이런 지옥 같은 경험은 처음이었어. 미끄러지듯 주인의 손가락에서 빠진 나는 그 길로 이 행복한 가족과 이별했어.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어둡고 축축한 이곳에 갇힌 지 1년이 지났을까. 모두가 나를 잊었겠구나하고 포기한 순간 날카로운 호미가 나를 다시 세상 밖으로 끌어올렸어. 탁하고 걸리는 소리를 들으니 이제 정말 내 삶은 끝나는가 싶었어.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야. "어! 찾았다! 찾았어!". 눈부시게 밝은 태양 빛 사이로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어. 누군가가 나를 들어 올렸는데 너무 익숙한 손결이 느껴졌어. 맞아! 주인님이었어.
이런 게 바로 운명 아닐까. 그 넓은 밭에서 어떻게 주인님의 호미에 내가 다시 걸렸을까. 한데 집으로 돌아가 보니 나랑 똑같은 쌍둥이가 하나 더 있는 거야. 내가 이 집에 올 때 분명 혼자였는데 쌍둥이가 있었던가?
주인님은 얼마나 놀랐는지 그 이후론 나를 애지중지 다루셨어. 밭에 나갈 땐 물론이고 외출할 때도 장롱 속에 고이 간직하셨지. 그러면서 나도 서서히 잊혔어. 장롱 속에서 깊은 잠에 빠졌지. 그러다 2년 전 주인님의 배우자인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 장례식을 치르고 난 뒤 유품을 정리하다 주인님의 손녀딸이 나를 발견한 거야.
그제야 난 잠에서 깨어나 세상에 다시 나오게 됐어. 그런데 쌍둥이 동생은 뭐냐고? 궁금하면 수상작 사연이 여성경제신문에 곧 소개될 테니 보면 돼. 쌍둥이 반지에 어떤 비밀이 숨어 있었는지.
2023년 신년기획으로 여성경제신문이 진행한 '장롱 속 주얼리를 찾아라' 시즌1 다이아몬드상을 수상한 김민주 님의 사연을 각색한 내용입니다. 장롱 속 어딘가에 따뜻한 추억과 함께 잠들어 있는 주얼리를 찾고 관련된 사연도 함께 나누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장롱 속 주얼리를 찾아라' 공모전 시즌1이 뜨거운 호응 속에 마무리됐습니다.
소개된 김민주 님의 사연 말고도 주얼리와 함께 한 훈훈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멕시코 이민 3세로 한국에 유학을 온 유채원 씨의 사연은 한 편의 영화 같기도 합니다. 수 많은 사연 가운데 다이아몬드상 4명, 순금상 4명을 선정해 70만원 상당 0.3 캐럿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약 1.8g의 30만원 상당 순금 펜던트를 상품으로 각각 증정합니다. 수상작 사연은 여성경제신문 [신년기획] 코너를 통해 소개될 예정입니다.
당선작으로 뽑힌 8명 외에도 응모작 중 당선된 분에게는 국내 최고 권위의 보석감정원에서 감정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을 드립니다. 3월 말까지 이 쿠폰으로 감정을 받으신 분은 연말 대상 후보에 자동 응모됩니다. 주얼리 공모전은 오는 3월 시즌2로 다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추운 겨울을 지나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다시 한번 인생의 찬란했던 순간을 소환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