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 칼럼] 나경원·유승민 불출마, 안철수에게 기회일까?

[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安 ‘변상’하거나 자문 구해야 대권후보 될 수 있어 ‘유승민의 시간’ 다시 찾아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

2023-02-01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지난주 칼럼을 통해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를 예측한 바 있다. 필자의 예상대로 나경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경원 전 의원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수는 피한 것이다. 만약 출마를 강행했다면 나경원 전 의원의 정치생명은 완전히 끝나고 결국 이준석 전 당대표처럼 몰락했을 것이다. 

알앤써치 여론조사 발표에 의하면 다자 구도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39.8%로 1위, 김기현 의원이 36.5%로 2위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리얼미터의 지난 25∼26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의원은 직전 조사보다 16.7%p 증가한 33.9%의 지지율을 보이며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김기현 의원은 0.3% 하락해 40%를 기록했다. 30일 알앤써치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다자구도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39.8%, 김기현 의원이 36.5%를 기록했다. 안 의원이 오차범위 내 1위로 올라섰다.

수치상으로는 나 전 의원의 지지율을 안철수 의원이 그대로 흡수한 것처럼 보인다. 안철수 의원은 이 여론조사 수치를 어느 정도로 신뢰할지 판단해야 한다.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자들의 응답이라 액면 그대로 신뢰할 수 있다고 여기면 오판이다. 아무리 여론조사 기법이 발달해도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의 지지율을 등에 업은 현재 상황에 고무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실로 안타깝다. 안철수 의원은 차기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직까지도 모르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정치를 현실에 구현하려면 무엇이 중요한지, 어떤 행보를 보여야 하는지, 어떤 메시지를 내놓아야 하는지 모르고 있는 사람이 바로 안철수 의원이다. 인품은 참으로 훌륭한데 큰 세상을 보는 눈이 없어 매번 아슬아슬하게 낙방한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여전히 길을 헤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 관상이다. / 연합뉴스

안철수 의원은 여전히 길을 헤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이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지 1년이 된다. 안 의원은 1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고 누구를 만나고 다닌 것인가? 화면에 가끔 비치는 안 의원의 관상(觀相)을 보면 자세히 확인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예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이 그대로다. 

안 의원은 '마스터 플랜'이 준비되어야만 차기 대권후보로 올라설 수 있다. 안 의원 주변에는 늘 학력이 높거나 정치 이론에 밝은 인물들이 포진하고 있다. 하지만 그걸로는 어림없다. 안목(眼目)을 지닌 유능한 참모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안 의원에게 필요한 대권 플랜을 누가 제시할 것인가. 현재 상태로는 하늘이 두 쪽 나도 대통령 당선은 어렵다. 

안철수 의원은 스스로 관상을 바꾸는 변상(變相)을 하든지, 아니면 높은 안목을 지닌 인물에게 자문을 구하든지 둘 중 하나는 갖춰야 대권후보가 될 수 있다. 대통령 당선은 그다음 일이다.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자신을 몰라도 죽는다. 큰 권력, 큰돈을 원하는 자라면 더더욱 처절하게 관상을 변상(變相)시켜야 원하는 것을 손에 쥘 수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이 당대표 불출마 입장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주목받았던 유승민 전 의원은 31일 불출마 입장을 발표했다. 후보 등록일을 목전에 두고 마지막까지 고심한 것이다.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 없다는 결론"이라며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사실 오래전부터 진퇴양난에 빠져있었다. 출마해도 당선 가능성이 전무한 상황이었다. 출마를 강행했다면 '용기는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반면에 '한물간 정치인'이라는 것을 확인해주는 꼴이 된다. 비참한 지지율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불출마하자니 자존심이 상하고, 출마하자니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고민한 것이라고 본다. 출마하든 불출마하든 어떤 선택도 악수였다. 그나마 불출마가 차악이다. 자신을 받쳐줄 지지기반도 사라진 지 오래다. 어쩌다가 유승민 전 의원이 이리 몰락했는가. 올곧고 나라에 크게 쓰일 재목인데 안타깝다.

유승민 전 의원이 말한 때가 다시 올지는 미지수다. 현재 상태로는 0에 가깝다. 본인이 바뀌지 않으면 세상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은 나경원 전 의원의 지지율이 안철수 의원 쪽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지지율 수치는 거품처럼 응집력이 약하다. 오래가기 힘들다. 그렇지만 안철수 의원에게는 절호의 찬스가 될 수 있다. 그 거품을 콘크리트처럼 단단히 굳힐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다만 안철수 의원에게 거품을 단단하게 굳히는 내공이 있느냐가 변수다. 그에 따라 안철수 의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로 당선될지, 김기현 의원이 당선될지 판가름 날 것이다. 거물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눈앞에 아름답게 펼쳐진 오아시스가 진짜인지 신기루에 불과한지 구분하는 세상 보는 안목(眼目)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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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