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내보기 무서운 관리비 고지서‧‧‧2월 ‘난방‧전기료 핵폭탄’ 공포

아파트 지역·중앙난방비 ㎡당 334→514원 1년 새 50%↑ 1월부터 전기요금도 9.5%↑

2023-01-31     최주연 기자
경기도 고양시 18평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가 1월에 받아본 12월분 총관리비는 30만8660원으로 전년 대비 8만7440원(28% 증가)이 더 나왔다. /제보자

#경기도 고양시 18평 아파트에 혼자 거주하는 30대 A씨는 며칠 전 관리비 고지서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12월분 총관리비가 30만8660원으로 전년 대비 8만7440원(28% 증가)이 더 나왔기 때문이다. 관리비 폭탄의 주범은 다름 아닌 난방비였다. 12월 난방비는 14만3260원으로 전달보다 8만9050원이 더 나왔다. 그러나 A씨는 2월 관리비 고지서가 벌써 두렵다. 1월부터 전기요금 인상분마저 적용되면서 ‘관리비 핵폭탄’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31일 한국부동산원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당 평균 난방비(지역난방·중앙난방 기준)는 2021년 12월 334원에서 지난해 12월 514원으로 53.9% 올랐다. 지역별로는 세종(1075원) 난방비가 같은 기간 55.6% 상승하며 ㎡당 1000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경기(848원), 서울(767원), 인천(675원), 대전(638원), 충북(515원), 대구(396원) 등의 순으로 ㎡당 난방비가 증가했다.

난방 방식에 따른 도시가스 요금과 열 요금은 최근 1년 동안 각각 38.4%, 37.8% 올랐다. 그러나 올 겨울철에 강력해진 한파로 난방 수요가 대폭 늘면서 실질 인상 폭은 이보다 훨씬 높은 50%(1.5배)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도 1년 새 실질적으로 민수용(주택용·영업용) 가스요금 자체가 1.5배 이상 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용 도시가스 사용량은 8555만GJ(기가줄)로, 2021년 12월(7천673만GJ) 대비 11.5% 증가했다.

지난해 가스 도매요금은 주택용 기준으로 네 차례(4·5·7·10월)에 걸쳐 38.4% 올랐다. 문제는 내달 받게 될 올해 1월 관리비 고지서에는 공공요금 부담이 이보다 더욱 커진다는 점이다.

더구나 12월보다는 1월에 더 추운 날이 많아 2월 관리비(1월분)는 1월(12월분)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달에는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밑으로 떨어진 최강 한파가 찾아온 날이 잦았다.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지난 25일 서울의 최저기온(-17.3도)은 1973년 1월 측정된 서울의 최저기온 가운데 9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다른 뇌관 전기요금
1월분부터 인상률 적용

2월 관리비 폭탄의 또 다른 뇌관은 전기요금이다. /연합뉴스

2월 관리비 폭탄의 또 다른 뇌관은 전기요금이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당 평균 전기료는 652원으로, 2021년 12월(562원) 대비 16.0% 올랐다. 전기료가 지난해 세 차례(4·7·10월)에 걸쳐 kWh(킬로와트시)당 19.3원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올해 1분기에는 kWh당 13.1원 추가돼 2차 오일쇼크 시기였던 1981년 이후 42년 만에 최고 인상 폭을 기록할 예정이다. 인상률은 9.5%에 달한다.

전기난로나 온풍기, 라디에이터와 같은 난방 장치는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올겨울 한파에 전기 사용량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A씨는 본지 통화에서 “날씨가 추우니 난방을 안 틀 수도 없고 지금까지 쓰던 전기를 안 쓸 수 없는 노릇이다. 냉장고 코드를 뺄 수는 없지 않나”라며 “다음 달 난방비, 전기요금이 더 많이 나오는 걸 알면서도 냄비 안의 개구리처럼 이전처럼 그대로 생활하고 있다. 다달이 나오는 대출 이자에 에너지 사용료는 올라가고 척박한 삶을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