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 더봄] 부정적인 단어와 표현 멈추고 긍정으로 바꾸기
[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부정적 표현, 말로 인한 불화 원인 비교하는 표현은 듣는 사람 위축 명령 멈추고 상대 의견 물어봐야 공감대화, 이해·소통의 삶 만들어
나는 자주 삐지는 사람인가, 아닌가? 천천히 생각해보는데 삐지기를 자주 하지는 않는 듯. 본인이 삐지기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와 같이 자신에 대해서 너그러운 사람들이 대부분일 듯, 타인에게는 칼날 같은 기준을 들이대면서···.
삐진다는 것은 성이 나거나 못마땅하여 토라지는 것이다. 삐진 사람을 가리키는 삐줄이 혹은 삐돌이라는 단어가 있다. 삐진 사람도 불편하고 그 일과 관련된 사람도 불편할 것이다. 이럴 때 어떻게 하면 될까?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어떤 조치가 도움이 될까?
상대가 의견을 말해서 그 의견과 다르다고 했더니 얼굴이 굳어지며 고개를 돌릴 때,
“삐지지 좀 마!”
만약 이런 말을 했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안 삐졌어!” 혹은,
“삐질 거야!”
어느 답이든 상대의 감정이 어두운 색으로 단단해지는 것이 보인다. 다른 의견을 말한 것이 난감하고 후회될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상대가 안 삐지는 것이고, 이미 삐졌다면 삐짐을 푸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표현하면 이렇게 진행될 수 있다.
“삐지지 않기를 바라는데, 어때?”
“안 삐졌어!”
“안 삐졌구나?”
“응!”
“나는 토라진 줄 알았어. 내가 의견이 다른 것을 이해해 주길 바라. 그것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할까?”
삐진다는 단어에는 강퍅한 느낌이 들어 있다. 삐지는 행동으로 강퍅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으로 생각된다. 단어가 주는 힘일 것이다. 단어의 힘은 사회의 관습과 연결되어 고정화시킨다. 고정화에 휩쓸리지 않고 깊이 사고하고 판단하면 되겠지만··· 명가명비상명, 이름은 단지 이름일 뿐이라지만···.
우리 사회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와 표현들이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면 천천히,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부정적으로 고정화시키는 단어와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단어 선택을 예민하게 하고 바꾸도록 노력도 해야 한다. 긍정적 표현을 해야 한다. 말로 생기는 불화들이 대부분 부정적인 단어와 표현에서 비롯된다.
비교하는 표현은 듣는 사람이 위축될 수 있다. 비교에서 하위에 있거나 우위에 있거나 모두 불편하고 위축되고 답답하다. 비교의 우위에 있다고 의기양양해진다면 비교의 하위에 있게 되었을 때 충격이 더 클 것이다. 비교는 그 사람을 고유하게,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별, 신분, 자격 등으로 고정화시키는 단어와 표현도 다양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게 한다. 열린 표현은 열린 상황을 만들어낸다.
“이 분야에 여성은(남성은) 안 돼!”라는 고정화보다는
“이 분야에 흥미가 있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다”라고 표현한다면 사회의 역동성이 높아지는 데 도움될 것이다.
상급자 혹은 연장자가 누구의 위에 있다는 사고에서 명령이 나온다. 먼저 사고를 변화시켜야 하지만 어렵다. 상하관계에서 수평관계로의 변화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말을 바꾸는 것이고, 가장 효과적인 것은 명령을 바꾸는 것이다.
명령은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기도 하다. 동등한 관계로의 인식을 위하여 명령을 멈추고 질문을 해야 한다. 상대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수평관계라고 사고하게 되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이다. 내 생각이 있지만 상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 절실히 필요하다.
상대의 얼굴이 굳어지며 고개를 돌린다면 삐졌다거나, 토라졌다거나, 편협하다거나, 또 저런다거나, 말할 때마다 그런 반응이라거나 하는 표현을 멈추고 상대의 느낌을 짐작하여 물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불편하구나?”
상대의 느낌을 짐작해서 물어보는 것은 느낌을 맞춘다거나, 못 맞춘다는 것과 별개의 의미가 있다. 마음을 열고 상대에게 한 걸음 다가가는 것이다.
“...”
상대의 대답이 없다면 이어서 바라는 것을 긍정으로 표현하면 대화가 이어진다.
“내 의견이 다른 것을 이해해 주길 바라. 의견이 다른 이유를 물어봐 줄래?”
“됐어!”
“그만 말하고 싶은 거야?”
이 질문은 상대의 반응을 듣고 다시 상대에게 한 걸음 다가가는 질문이다.
“응! 그만 할래.”
”너그러운 마음으로 내 말을 좀 들어 줄래?”
“뭔데?”
“내가 의견이 다른 것은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내 말을 들어보니 어때?”
말하는 것이 어렵거나 표현이 서툴러 변화하고 싶다면, 상대의 말에 상처받거나, 말로 난감한 상황을 만드는 일이 자주 있어 힘들다면 공감대화의 방법을 시도해보길 바란다. 마샬 로젠버그가 대화에 능숙하고 소통을 잘하는 사람들을 관찰하여 정리해 놓은 비폭력대화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공감대화(비폭력대화)는 소통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구체적인 단어 사용 및 문장을 만드는 방법이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이런 대화가 늘어난다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공감대화를 하게 될 것이다, 굳이 배우지 않아도!
공감대화는 상대를 이해하고 나를 자연스럽게 표현하여 이해와 소통의 삶을 만들어가는 방법이지만 머리로 이해만 하면 변화할 수 없다. 한 번이라도 어색한 공감대화를 해보는 것이 변화의 첫걸음이다. 이 걸음들이 행복하고 기쁜 경험을 만들어 줄 것이다. 계속 걸어 소통과 공감의 산 정상에 오르면 황홀한 풍광을 보며 날아갈 듯 뿌듯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