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일본 기술 원조받던 국산차, 전기차로 앞지르다

[김필수의 Car 톡] 일본서 아이오닉5, 올해의 수입차 선정 12년 만의 일본 진출에 큰 성과 '현대차'

2023-01-26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
현대 전기차 아이오닉5가 '일본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Japan) 2022-2023'에서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됐다. /현대자동차

최근 일본에서 '올해의 수입차'에 현대차 아이오닉5 전기차가 선정됐다. 일본 시장이란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그만큼 일본 시장은 폐쇄적이며 수입차에 부정적인 시장이었다. 일본 내에서의 긍정적인 효과 도출은 완성차 업계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현대차 아이오닉5 모델은 세계 시장에서 대부분의 상을 휩쓴 모델이다. 테슬라에서도 경계하는 모델일 정도로 경쟁력이 높다. 특히 기아차 EV6와 함께 국산 전기차 쌍두마차로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3월 일본 시장에 국산차 진출을 공식 선언하면서 12년 만의 재진출에 도전했다. 일본 시장에 대한 재진출은 긍정적인 의미도 크지만, 부정적인 부분도 많다. 워낙 배타적인 시장이고 우리 국산차가 한 단계 낮은 수준이라 생각하는 일본 업계와 국민의 인식이 문제였다. 혐한에 대한 인식과 함께 정치적인 부분에서도 고민이 컸던 시장이다.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쏘나타라는 중형 내연기관차를 일본에 수출할 당시 현대차는 일본의 좁은 도로 특성과 주차장 등 현지 고유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 딜러 확보 실패도 함께 엮이면서 결국 수출 실패로 이어졌다. 일본차 대비 국산차에 대한 기술적 한계 극복 등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요소도 강했다. 시장 진입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본 재진출은 긍정적인 장점이 크게 부각됐다. 기존 내연기관차가 아닌 국산 전기차를 필두로 인기몰이에 선방했다. 온라인을 활용한 판매방식 등을 도입하면서 비용도 최대한 절약했다. 여기에 두 걸음은 늦은 일본 전기차 대비 첨단기술로 무장한 아이오닉 등 국산 전기차 모델을 제시하면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었다.

일본에서 '올해의 수입차'로 아이오닉5가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긍정적 요소가 생긴 것이다. 얼마 전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택시업체인 MK 택시에서 아이오닉5를 50대 구입하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일본에선 전기차에 대한 국민 인식이 약하고, 무엇보다 하이브리드차에 몰입하다 보니 시대에 뒤처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기차만큼은 일본이 한국 수준 대비 벌써 2~3년 이상 차이가 난다고 평가받고 있다. 올 초 토요타에서 최초로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한 전기차 bz4x 모델의 경우도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 등에서의 평가도 좋지 않고, 판매율도 적은 상황에서 바퀴가 빠지는 결함으로 리콜 등 부정적인 문제가 커지고 있다.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설계 등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일본 시장의 배타적 성격을 갈라파고스에 '재팬'을 합쳐 '잘라파고스'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따라서 전기차 보급 등에서 한참 늦은 일본 시장 상황 속, 국내 글로벌 수준급의 전기차 보급은 중요한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국산 내연기관차의 경우 쫓아가기 바쁜 '패스트 팔로워'의 입장에서 전기차는 '퍼스트 무버'로서 선두 주자로서의 시작점을 알리고 있다.

특히 일본 제작사 미쓰비시 자동차의 기술을 참조해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도약한 현대차 입장에서는 미국이나 유럽 등의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일본 시장의 정복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번 기회를 바탕으로 드디어 일본 시장에서 대한민국 전기차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언젠가 우리의 반도체나 가전제품의 세계 정복과 같이 일본 토요타 등을 물리치고 양적이나 질적으로 글로벌 최고 기업으로 등극하는 날을 꿈꿔본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

한국전기자동차협회와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한국수출중고차협회 등 여러 자동차 협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세계인명사전(미국) 후즈 후 인 더 월드 (Who's Who in the World)에 2000년~2020년까지 21년 연속 등재됐다. 현재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