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선물 되파는 '명절테크'···홍삼 거래 시 '벌금'

거래 전 ‘건강기능식품 인증마크’ 확인해야

2023-01-20     최수빈 기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개인 간 거래가 불법인 건강기능식품 선물세트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당근마켓 캡쳐

설 명절을 앞두고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명절 선물 세트 거래가 활발하다. 고물가에 명절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눈을 돌리고 판매자는 필요 없는 선물 세트를 되팔아 수익을 올리면서 ‘명절테크’(명절선물+재테크)라는 신조어까지 나온 가운데 개인 간 거래가 불법인 건강기능식품 선물세트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국내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햄과 참치, 식용유 등 각종 선물세트 판매 글이 쏟아지고 있다. 노원구에 거주하고 있는 이모씨(25)는 본지와 통화에서 “혼자 살면서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거나 밀키트, 배달음식을 애용하다 보니 회사에서 식용유 세트를 받고 솔직히 선물이라기보다는 ‘이걸 또 어떻게 처리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선물에 회사 이름이 적힌 것도 아니고, 팔면 큰돈은 아니지만 쏠쏠하다”라고 전했다. 

중고거래를 통해 선물세트를 준비했다는 주부 조모씨(58)는 “백화점은 워낙 비싸다 보니 당근마켓 등에서 선물세트를 조금 더 싸게 구매한다. 매년 선물용으로 과일 선물 세트를 구매하는데 한 번에 5~6개씩 사다 보니 백화점에서 구매할 때보다 10만원 정도 아끼는 것 같다”라며 “중고거래 앱에 실시간으로 물건이 업로드되니 시간 날 때마다 뒤져보거나 ‘설 선물’, ‘과일 세트’ 등을 검색어 알람으로 설정해놓는다”라고 구매 배경을 설명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홍삼 절편, 홍삼환, 홍삼음료 등 명절 선물을 되파는 게시글 역시 다수 올라와 있다. 마시는 콜라겐, 비타민, 유산균 등도 등록돼 있다. 그러나 홍삼이나,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된 제품 판매는 불법이다. 

건강기능식품법 제6조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은 등록된 건강기능식품판매업자만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건강기능판매업자는 관련 시설을 갖추고 지방자치단체장에 영업 신고를 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무료 나눔도 영업 행위에 포함된다. 

같은 홍삼 제품이더라도 건강기능식품이 있고 일반식품이 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홍삼 제품 중 홍삼 캔디나 홍삼 젤리의 경우 일반식품으로 분류된다. 이는 홍삼이란 기능성 원료가 들어간 건 동일해도 건강기능식품은 일정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만드는 제품으로 효능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제품 포장에 건강기능식품 인증마크가 있으면 건강기능식품이고 없으면 일반식품이다. 

지난해 7월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중고 거래 플랫폼 이용 실태’를 보면 2021년 5월부터 2022년 4월까지 1년간 주요 중고 거래 앱에서 적발된 거래 불가 품목 5434건 중 5029건이 건강기능식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으로 건강기능식품의 개인 간 거래를 금지하는 이유는 해당 제품에 대한 표시 광고 문제 때문이다. 허가받지 않은 판매자가 식품의 기능을 허위로 기재해 판매하는 등 소비자가 잘못된 정보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대부분 건강기능식품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당근마켓의 경우 건강기능식품 판매 신고가 접수되면 해당 게시물을 미노출 처리한다. 또한 글을 게시한 사용자에게 주의·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신고가 반복적으로 누적될 경우에는 플랫폼 이용이 최소 3일~30일간 정지된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사용자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사용자가 직접 공지사항이나 ‘자주 묻는 질문’ 카테고리 등으로 이동해 거래 불가 품목을 찾아야 확인할 수 있다. 물품 판매 게시글 작성 단계에서도 판매 불가 품목에 대한 별도 안내는 없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이버조사단을 통해 수시로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 등의 거래를 확인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사이버조사단이 수시로 건강기능식품 등의 거래를 모니터링 하고 있지만 모든 상품을 거르기 쉽지 않다”며 “일반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을 잘 구분하지 못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