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잇단 출국에 임시국회 개점휴업
본회의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아 상임위 운영에도 차질 "성과 없어" 1월 임시국회 적어 野 무리수 지적
국회가 지난 9일부터 임시국회를 열었지만, 여야 의원들이 해외 순방을 위해 연이어 출국하면서 임시국회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요구로 개회했지만, 2주나 지나도 본회의를 열지 못하고 상임위원회 운영도 차질을 빚으면서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김진표 국회의장은 12일부터 21일까지 동남아 순방,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부터 20일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및 스위스 일정에 동행한다.
의원들의 개별 출장도 맞물렸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은 윤후덕, 민병덕, 이용호 의원과 10일부터 태국 순방 중이다. 국회 아프리카새시대포럼 소속 설훈, 이원욱, 전혜숙, 이헌승 의원도 10일부터 18일까지 아프리카에 머문다. 김영배, 신동근, 신정훈, 최승재 의원은 지난 12일 코스타리카로 떠났다.
의원들의 잇단 해외순방이 1월 중반 이후까지 몰리면서 지난 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열릴 1월 임시회 기간 중 2주 이상을 사실상 '휴업'하게 된 셈이다. 앞서 민주당은 일몰법 등 긴급한 민생법안 처리와 북한 무인기 사태에 관한 안보위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결과보고서 채택 등을 이유로 1월 임시국회를 소집했다.
문제는 의원들의 해외 출장 일정이 월말까지 이어질 예정이어서 향후 국회 일정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국회의장의 공석과 설 연휴까지 앞두고 있어 당분간 본회의 소집은 어렵다. 민주당은 법사위와 외통위 등 상임위 전체회의를 열어 현안을 살피겠다는 입장이지만, 부분적으로 열리고 있는데다 이마저도 관련 보고를 받은 것이 전부다.
애초부터 본회의 진행에 차질이 예상되던 상황에서 민주당이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소집한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불체포특권을 보장하기 위해 무리해서 소집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도 앞두고 있어 더욱 임시국회에 전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본지에 "1월에 임시국회를 소집한 지도부의 계획은 무리한 부분이 있었다. 국회의 1월은 지역구 활동이나 대외 활동에 주력해왔다"면서 "특히 이번 1월은 신년과 설날 등 일정이 많고 과거에도 1월 임시국회 사례가 드문 것은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