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시설' 논쟁은 현재진행형, 박경석 vs 정석왕 찬반 구도 이어질 듯

탈시설 지지 단체 '시설=감옥' 정석왕 한장협 회장 "강력 대응" 박경석vs정석왕 '탈시설' 2차전

2023-01-03     김현우 기자

탈시설 논란이 뜨겁다. 장애인 복지 시설은 당사자에게 '감옥'이라는 입장과 경증·중증·최중증 장애인을 지역사회와 시설로 나누어 함께 돌봐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탈시설 지원법 통과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난 상황이지만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와 정석왕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회장 간의 논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여성경제신문이 이들 각 단체의 입장을 점검하고 장애인 시설 복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① '탈시설' 논쟁은 현재진행형, 박경석 vs 정석왕 찬반 구도 이어질 듯
② 정석왕 한국장애인복지시설 협회 회장 "탈시설 논란 접근법 바꿔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 /연합뉴스

장애인 복지 시설 전면 폐쇄를 두고 관련 단체 간 논쟁이 심화할 모양새다. 지난해엔 이와 관련해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대표 간 탈시설 찬반 토론이 JTBC '썰전'을 통해 방송됐다. 시설 거주 장애인을 지역사회에서 돌봐야 한다는 박 대표 입장과 시설 거주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장애인에게 먼저 부여해야 한다는 이 대표 간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최근 업계에선 박경석 전장연 대표에 맞설 차기 보수 진영 발언자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탈시설 반대 입장에서 발언을 이어갔지만, 이 전 대표는 현재 당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탈시설 논란에서도 발을 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장애인 시설 단체인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한장협) 정석왕 회장이 본지를 통해 전장연과의 지상 토론을 제안하고 나섰다.

탈시설 논란은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탈시설 지원법 발의 시점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법안의 핵심 내용은 '10년 안에 장애인 시설 폐쇄'다. 현재 해당 법안은 국회에서 계류 중인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법안은 지난해 12월 중 상임위 통과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민주당 당내 타 현안에 밀린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석왕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회장(왼쪽)과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 /연합뉴스

탈시설 반대 입장인 한장협 측은 '무조건적인 탈시설이 아닌 지역사회 돌봄과 시설 돌봄이 공존하는 방향의 탈시설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석왕 한장협 회장은 "장애인 개인별 특성에 따라 지역사회 돌봄이 필요한 장애인과 그렇지 않은 장애인을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증 장애인은 자택 혹은 지역 사회에서, 중증 및 최중증 장애인은 시설에서 전문 인력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문제는 돌발 행동이 심한 중증 및 최중증 장애인을 가족이 돌보고 있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언론에서 주목하는 장애인 가족 폭행·자살 사건이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전장연 측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함께 장애인 탈시설 지원을 정부에 요구하면서 지하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장애인 시설을 두고 전장연 측은 '감옥'이라고 표현하면서 시설 폐쇄를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한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장애인) 시설을 대중이 어떻게 생각하냐에 대한 개념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탈시설은) 당사자의 인권을 좋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한장협 측은 강력히 대응하겠단 입장이다. 정 회장은 "시설을 감옥이라고 표현하는 것, 또한 '탈시설' 단어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조성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시설 단체와의 직접적인 토론을 통해 풀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탈시설 가이드라인'을 예시로 들며 탈시설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전장연과 장애인 당사자의 선택권이 우선이라는 시설 협회 측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향후 탈시설 논쟁의 쟁점이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성경제신문은 탈시설과 관련 정석왕 한장협 회장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그의 주장을 자세히 들어봤다. 인터뷰는 1월 4일 본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