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석 앞둔 이재명, 계파 갈등 봉합하나 

새해 첫날부터 연이어 金·盧·文 일정 소화  입지 확장 위한 지지층 끌어안기 행보 관측 

2023-01-02     오수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남FC 불법 후원 의혹 수사와 관련해 검찰 출석을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야권 결집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까지 스킨십을 넓히며 입지 확장을 하고 있는데, '이재명 사법리스크'로 흔들리는 당심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사면으로 인해 새로운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2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한 이 대표는 1시간 반가량 이어진 비공개 오찬 겸 면담 자리에서 민생경제를 비롯해 야당과 시민사회를 향한 최근 정부 기조에 대한 우려, 안보 불안 등 현안 관련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오찬 후 전해진 내용을 보면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 중심의 노력'과 '민주주의 후퇴'라는 등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져 검찰 출석 전 민주당의 친문과 비명계 간의 결합을 도모하려는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 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검찰이 이 대표 자신과 문재인 전 정권을 정조준했다는 부분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당내 입지를 확장시키려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요즘 민생경제가 어려운데 이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민생경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문 전 대통령의)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절대 후퇴해선 안 된다"는 부분에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가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당 대표 취임 후 4개월여 만에 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는데, 전날에 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민주당 친명계 한 의원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이 대표의 이런 일정들은 사법리스크 상황에서도 흔들리는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것을 넘어 검찰의 대응에 민주당이 함께 가야한다는 의견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이 대표의 개인 사법리스크를 당의 문제로 확장하는 것은 안 된다는 이유다. 문희상 상임고문도 전날 열린 민주당 신년인사회에서 "플랜2, 플랜3 이렇게 대안을 많이 마련하는 그런해가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는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맞물려 정치 원로의 지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한 의원은 본지에 "검찰의 수사가 확장되고 있다 해도 당사자의 리스크를 문 대통령과 함께 엮어 대응하려는 것은 민주당 근간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민주당 의원은 "검찰 수사망이 좁혀지면 당 내부에선 당연히 여러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도 "총선을 앞두고 향후 민주당의 방향이 '방탄 이재명'이 되지 않으려면 너도 나도 고민에 나서야 한다. 그 고민은 플랜B까지도 염두에 두고 확장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경수 전 지사는 민주당 상징성까지 본다면 언젠가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인물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당장 이 대표의 플랜B 역할까지 할 수 있느냐에는 물음표"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10~12일 검찰 소환 조사에 응할지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