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 성 상품화 게임에 우수상 논란···게임물관리위도 몰랐다
PK월드 모바일 지원 사업 선정된 이후 지난 6월 원스토어 통해 공식 출시 완료 유저들 지적에도 자정 없는 게임 문화 허민숙 "여성 재산물로 보는 관행 굳어져"
"너무 야한 것 아닌가요···", "이게 2022년 국내에서 만든 게임이라고?"
이동통신 3사(KT,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네이버의 통합 안드로이드 앱 스토어가 여성의 성을 노골적으로 상품화한 게임을 우수 콘텐츠로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비키니를 입은 여성 캐릭터의 엉덩이로 적을 공격하는 등 성적인 요소만 부각한 PK월드가 현재 원스토어 내에서 "혐오감과 구역질이 밀려올 정도로 저급한 게임" 등의 리뷰가 달리면서 3.4라는 낮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원스토어는 해당 게임을 지난 7월 '우수 모바일 베타 테스트'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한 데 이어 이달 6일 공식적으로 출시까지 했다. 하지만 여성을 인격체가 아닌 재산물로 보는 게임 콘텐츠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앤엑스유에서 제작 및 배급한 대규모 접속 수행 게임(MMORPG)인 PK월드는 현재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 서비스로 분류된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 내 폭력성과 사행성 요소 때문에 PK월드를 청소년 이용 불가로 판정했다.
하지만 원스토어가 자체적으로 선정한 우수베타상에는 테스트 인프라 비용과 클라우드 인프라 비용 지원이라는 부상이 딸렸다. 수상 선정 기준이 다운로드 기록 등에만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성 상품화 요소마저 수상에 유리한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다.
SK C&C 핵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무상 지원 여부는 원스토어 개발자 센터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SK는 여기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성 캐릭터의 몸매를 강조해 성 상품화를 내세우는 게임이 PK월드뿐만은 아니다. 특히 레벨업을 할수록 방어 장비가 점점 두꺼워지는 남성 캐릭터와 달리 여성 캐릭터의 노출이 심해지는 MMORPG는 만연하다.
이에 허민숙 전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소 교수는 "여성을 주체적인 객체로 대하기보다 몸을 대변하는 재산물로 보는 것"이라며 "이런 인식이 완전히 굳혀졌다"고 지적했다.
게임 내에서 성 상품화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허 교수는 "게임 산업 자체의 자정 능력이 떨어진다"며 "게임 유저들의 문제 제기가 적극적으로 일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 업계가 아닌 외부에서 성 상품화를 비판할 때마다 "일종의 유흥에 불과한 게임에 이 정도도 못하나"는 인식이 성행한다는 것.
반면 게임은 현재 문화예술로서 발돋움했다. 올해 9월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문화예술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해당 법안은 게임을 문화예술 범위에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동안 세계보건기구의 게임이용 장애에 질병코드 부여 등 게임 산업 규제에 맞선 움직임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게임 산업 지원 예산도 확대 편성되면서 게임은 앞으로 더 다양한 연령대가 향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송석형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서비스 팀장은 "지난 7월 진행된 심의 신청 당시에는 위원회의 선정성 기준에 해당하는 내용이 없었다"고 발뺌했다. 그러면서 "게임이 많은 사람이 즐기는 문화예술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런 관행부터 없어져야 한다"며 "법이나 정책만 가지고는 관리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2018년 한국컴퓨터정보학회 학술대회에 제출된 논문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100명 중 71명의 응답자가 여성 캐릭터의 성적 대상화에 대해 강한 불쾌감이 들었다고 답했다. 또한 81명이 여성 캐릭터의 지나친 성적 대상화에 의문이 들었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