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스토킹 피해자 보호시설’ 개소···남녀 모두 입소 가능

CCTV, 112비상벨 등 안전시설 갖춘 공간서 생활 별도 휴대전화 제공 위치추적 등 일상생활 유지

2022-12-15     최수빈 기자
전국 최초의 스토킹 피해자 보호시설이 서울에 문을 연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스토킹 피해자 전용 보호시설 3곳을 전국 최초로 마련, 15일부터 운영한다. 스토킹 피해자 보호시설은 스토킹 범죄가 주거지 등 피해자 주변에서 주로 발생하는 만큼 피해자를 위한 안전 공간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마련됐다. 

앞서 시와 나무여성인권상담소가 서울에 사는 만 19~49세 시민 2013명을 대상으로 6월 13~26일 시행한 ‘스토킹 피해 경험 조사’ 결과 5명 중 1명은 스토킹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스토킹 피해를 경험한 장소는 ‘집’(27.3%)이 가장 많았다. 이에 시는 기존의 가정폭력 보호시설을 리모델링해 지난달부터 스토킹 피해자 전용 보호시설로 시범 운영을 해왔다.

남성 피해자를 위한 시설이 생기는 것도 전국 최초다. 서울시는 보호시설 3곳 중 1곳을 스토킹뿐 아니라 성폭력, 가정폭력 등 남성 피해자를 위한 보호시설로 운영한다. 그동안 남성 피해자의 경우 별다른 보호시설이 없어 노숙인 보호시설로 연계되는 경우가 많았다. 

여성용 보호시설 2곳은 총 10명, 남성용 시설 1곳은 4명까지 머무를 수 있다. 시설은 CCTV, 112 비상벨 같은 안전장비를 갖췄다. 위치 추적 등을 이유로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되는 다른 보호시설과 달리 휴대전화를 쓸 수 있다. 단, 안전을 위해 기존에 피해자가 쓰던 휴대전화가 아닌 별도의 휴대전화가 제공된다. 

시설 입소를 희망하는 스토킹 피해자는 ‘여성긴급전화 서울센터’ 02-1366(24시간)에 연락하면 시설 연계를 받을 수 있다. 가정폭력, 성폭력, 스토킹 등 남성 피해자는 ‘남성의 전화 가정폭력상담소’ 02-2653-1366(오전 10시~오후 5시)에 연락하면 상담 후 입소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입소자들은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찾아가는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 피해자들의 심리 안정을 위해 스토킹 피해에 폭넓은 이해와 상담자격증을 가진 전문상담사가 시설로 직접 찾아간다. 

아울러 서울시는 피해자가 전화 한통이면 법률, 심리, 의료, 동행 지원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 지원사업’을 내년부터 추진한다. 

출·퇴근길이 불안한 스토킹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전문 경호인력을 활용한 ‘동행서비스’도 내년부터 추진한다. 출·퇴근길부터 시작해서 경호 범위와 동행 인원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최근 스토킹으로 인한 강력범죄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스토킹 피해자 보호시설을 통해 시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예방부터 지원까지 통합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 피해자의 일상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