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뭐했느냐" 與野 고성 터진 예산안 협상···기한 내 처리는 무산

여야, 법인세 인하 이견 등에 '고성' 野 '이상민 해임안'도 연기 국힘 女의원 "이재명 방탄용 지연"

2022-12-09     이상무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가 전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예산안을 놓고 분주하게 협상을 벌였지만, 회기 내 처리는 무산됐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부터 김진표 국회의장과 수차례 회동을 이어가며 막판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김 의장의 중재에도 불구, 양당은 이견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서는 '그동안 뭐했느냐', '이것만큼은 안 된다'며 양당 원내대표 간 치열한 토론이 오갔다. 회동 중간에는 고성이 오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연기된 가운데 양당 모두 의원들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고성이 오간 이유에 대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장은 예산안 처리가 (해임건의안보다)우선이라는 말을 강하게 하고, 고집해서 그와 관련해서 입장 차가 있어서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인세를 반드시 낮춰야 한다’는 것이 우리 당의 정체성에 관계되는 것"이라며 "죽어도 법인세는 손 못 대겠다고 하니까 안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하는 정부안을 통과시키되, 시행을 2년 유예하는 중재안을 제시한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안이 큰 줄기가 합의돼도 소위 시트 정리에 12시간 이상 필요한데 여야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초부자감세'라는 낡은 프레이밍에서 빨리 빠져나와서 검증된 법인세 인하가 우리 기업 투자를 유치하고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데 동의하고 돌아오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본회의가 열리면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 1(100명) 이상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수(150명) 찬성으로 의결되는 만큼, 원내 과반인 169석을 가진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김 의장에게 마지막으로 본회의 개의를 요청했다. 민주당의 '단독 수정안'을 제출하는 대신 김 의장에게 대승적 판단을 재차 요청한 것으로, 김 의장이 이를 거부할 경우에는 여당과 다시 협상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11일 오후 2시가 이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시한"이라며 "여야 예산안 처리뿐 아니라 이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도 국민이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장이 (오늘 본회의를) 최종적으로 열지 않겠다고 밝히면 여당과 함께 예산안 남은 쟁점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여성 의원 일동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이 예산안 처리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면서 임시국회로 넘기려는 이유는 ‘국회의원 회기 내 불체포’ 특권을 이용해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방탄용”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는 민주당의 이상민 장관 해임 건의안 추진이 오히려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거부하면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올릴 텐데, 헌재에서 기각될 공산이 크다"며 "지난 정부에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을 탄압하려 할수록 국민적 지지가 높아졌던 것처럼, 이 장관에도 민주당의 '마이더스의 손'이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