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尹 지지율 반등에도···총선 '정부 견제론' 우세한 이유는

국민의힘 지지율 30%대 박스권 국정조사·예산안 민주당이 주도 與 전당대회 앞두고 경쟁전 매몰

2022-12-02     이상무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11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2024년 총선에서 절반에 가까운 국민은 야당의 승리를 점쳤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권 안정보다는 정부 견제론이 우세할 것이란 예상으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조사해 2일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1%, 부정 평가는 60%로 각각 집계됐다.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각각 1%p 상승, 2%p 하락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8∼30일 진행해 전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2주 전 대비 2%p 상승한 32%였다.

최근 대통령실에 작용하는 정치 이슈는 악재가 줄어들고, 화물연대 파업 강경대응으로 보수층이 결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 이유로 '노조 대응'을 답한 이들은 전주 대비 8%p 상승했다.

하지만 '차기 총선 전망'을 묻는 갤럽 조사의 질문에 응답자의 49%는 '야당 다수 당선'을 꼽았고, '여당 다수 당선'을 답한 의견은 36%였다. 모름·응답거절은 15%였다.

특히 민심의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중도층과 무당층에서 각각 55%, 47% 응답자가 야당의 승리를 내다보며 정부 견제론에 손을 들어줬다. 지역별로는 서울 54%, 인천 경기 52% 등 수도권에서 견제론이 절반 이상이었다. 60대와 7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도 '야당 다수 당선'에 대한 응답이 과반을 훌쩍 넘겼다.

왜 그럴까. 우선 국민의힘이 무기력한 상황에 빠져 있다는 문제점이 꼽힌다. 최근 여의도의 이슈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예산안 처리인데,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고 판을 흔드는 모습이다. 

국정조사가 국회를 통과하자 민주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로 여권을 더욱 코너로 몰아붙였다. 앞선 국정조사 본회의에서 윤핵관들은 반대(장제원 의원)하거나 불참(권성동 의원)하며 반발한 바 있다. 국정조사 해주면 안 된다는 반대파의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예산안 합의 과정도 신통치 않다. 민주당은 정무위에서 국무조정실과 국가보훈처 등, 운영위에서 대통령실 관련 예산 삭감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이후 예결위 심사가 난항을 겪었고, 본회의 일정도 미뤄졌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허은아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요즘 우리 당에 있는 개개인 의원들이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가 하나도 전달되지 않는다"며 "여의도와 거리를 두고 뉴스를 보면 의원들이 사라진 지 오래"라고 우려했다.

이어 "요즘 맨날 보는 것은 누구랑 누구랑 설전했다더라, 이 정도 이야기밖에 안 들리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고민들을 당이 담아낸다면 다양한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당 지지도를 살펴보면 여당 지지율이 대통령 지지율보다 크게 앞서지 않는 양상이다. 갤럽에서 국민의힘이 35%, 더불어민주당은 33%를 기록했다. NBS에서는 국민의힘이 32%를 기록했고, 민주당은 34%로 나타났다. 양당은 두 기관 여론조사에서 지난 10월부터 줄곧 30%대 박스권에 머무르며 엎치락 뒤치락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벌써부터 당내 권력 투쟁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비대위가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가동해 내년 3월 초 전대 개최론이 힘을 얻자, 당권 주자들은 세 몰이에 나섰다. 친윤계 일각에선 '유승민 불가론'을 내세우며 집안싸움을 벌이는 실정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파업 대응을 강경 모드로 전환하니까 격려하는 차원에서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반면에 윤 대통령이 혼자 싸우다시피 하고 당이 제대로 옆에서 돕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보수층에서도 충성도가 조금 떨어지는 사람들은 조금 잘못하는 거 같다 싶으면 지지를 철회하고 그냥 중도층으로 빠져나간다"며 "요즘 보니까 대통령은 고군분투하는 것 같은데 국민의힘은 제대로 못하는 걸로 보이니까 지지가 안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언급된 갤럽 조사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NBS 조사는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