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 더봄] 나의 느낌 알아채기
[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느낀다는 것은 살아있는 것? 나는 지금 어떤 느낌일까? 기분은 날씨에 따라 달라지나?
느낌은 국어사전에 ‘몸의 감각이나 마음으로 깨달아 아는 기운이나 감정’으로 적혀 있다. 지금,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을 읽으면서 느낌은 무엇일까? 잠시 멈추고 느낌 단어를 선택한 후 다음 글을 읽기를 바란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요즘 느낌은 어때?” “느낌? 요즘 느낌은··· 글쎄 내 느낌이 뭔지 생각 안 하고 그냥 사는데···.” 의아한 표정의 답을 들을 수도 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요즘 기분은 어때?”라고 하면 “그냥 그래···.” 평범한 대답을 들을 수도 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요즘 감정은 어때?” “감정? 감정이라···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특별한 감정은 없는 듯···.” 맹숭맹숭한 대답을 들을 수도 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요즘 마음이 어때?”라고 하면 “···” 잠시 후 왈칵 솟는 친구의 눈물을 볼 수도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느낌, 감정, 마음, 기분이 비슷하게 사용되기도 하고, 세밀히 들어가면 다르게 사용되기도 한다. 4개의 단어가 비슷하게 쓰일 때는 느끼는 것을 형용사로 표현하는 것이다. 느낌이라는 단어보다 기분이라는 단어가 더 많이 사용된다. 더 익숙할 수 있다. 때로 마음이 어떠냐고 말할 때도 있다. 감정이라는 단어는 조금 더 학문적으로 다가 온다.
느낌을 세밀히 표현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 사회가 느낌을 말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느낌 단어를 많이 듣지 않고 그래서 많이 쓰지 않는 것이다. 느낌표를 보여주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느낌 단어에 동그라미를 해보라고 하면 여자는 20여 개, 남자는 10여 개에 동그라미를 한다. 고르지 않은 느낌 단어들도 다 아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말할 때는 사용하지는 않는 단어들이다.
느낌 단어 중 ‘기대된다’, ‘자랑스럽다’, ‘행복하다’를 문장으로 말해주며 그 문장을 들었을 때의 느낌을 다시 물어본다.
“공감대화를 배워서 말이 변하고 그 후 삶이 변하시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제 말을 들으니 어떤 느낌이세요?”
“힘이 나요.” “살짝 부담돼요.” “열심히 하고 싶어지네요.”
이때 다시 묻는다. “열심히 하고 싶어져서 느낌은 뭐세요?”
“글쎄요··· 아, 희망적입니다.” “공감대화를 배우셔서 말을 바꾸신 후 삶이 달라졌다고 말하시는 분이 저는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제 말을 들으니 어떤 느낌이세요?”
“부러워요.” “기대됩니다.” “불안합니다. 내가 그렇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저는 공감대화를 배워서 행복해졌고요, 여러분도 행복해지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제 말을 들으니 어떤 느낌이세요?”
“설렙니다.” “의아해요, 말만 바꾸는데 행복해질 수 있다니···.” “가슴이 벅차옵니다. 저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느낌 단어표를 활용하여 나의 느낌을 찾고 말해보는 것은 말이 달라지는 방법 중 하나이다. 나를 세밀히 알아채는 방법 중 하나이다. 나를 세밀히 알아채고 이해하는 것을 통하여 타인을 알아채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나의 감정을 세밀히 알 수 없다면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나를 세밀히 알아챘다면 그 다음은 표현하는 것이다. 이 표현은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그것은 내 결정이다. 내가 화가 났지만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 하고 싶으면 해도 된다. 말을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에 따른 결과는 다를 것이다. 그 결과까지 미루어 짐작하여 말할 것인지 하지않을 것인지를 결정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상대를 평가하거나 비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우리 사회의 대화법에서 벗어나려면 “지금 내 느낌은?”에서 시작해야 한다. 나의 느낌을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말하기 전에, 입을 열기 전에 이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느낌 단어표를 첨부합니다. 수 많은 느낌 단어 중 자주 사용되는 것만 골랐습니다. 혹시 이 표에 없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다면 오른쪽 하단의 빈 칸에 적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