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앞에 고개 숙이는 북한 군 장성, 北 매체 "존귀하신 자제분"

대장 승진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김정은 딸 앞에 허리굽이며 인사 태영호 "세습 견고함 과시 목적"

2022-11-27     김현우 기자
북한 조선중앙TV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있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에 참여했던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27일 보도했다. 사진은 기념촬영에 동행한 김 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가 장창하 국방과학원장과 악수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은 장창하가 화성17형 개발 과정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장'으로 승진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

2013년생 10살로 추정되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는 북한 군 장성 앞에서 꼿꼿하게 악수를 청한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두고 '북한 정권 세습을 더 견고히 하기 위한 행동으로 비친다'고 봤다. 

27일 북한 조선중앙TV는 북한군 대장으로 승진한 장창하 국방과학원장과 김 국무위원장 딸 김주애가 악수하는 모습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김주애는 장 대장 승진자 앞에서 허리를 곧바로 편 채 악수를 받는다. 

전문가는 북한이 김씨 일가 세습의 견고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라고 풀이했다. 태 의원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10살 남짓 어린아이 앞에서 허리를 숙이는 군 장성의 모습은 북한이 김씨 일가 세습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전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앞서 19일 북한은 김 총비서와 그의 딸의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현장에서의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김주애는 앞머리를 내리고 흰색 패딩 점퍼를 입은 수수한 모습이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9일 공개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와 그의 딸 김주애 모습(왼쪽)과 27일 공개한 부녀 모습. /조선중앙TV

그런데 27일 공개된 김주애 모습은 달랐다. 김주애는 고급스러워 보이는 모피를 덧댄 검은 코트를 입었고 머리도 점잖게 매만진 흔적이 보인다. 언뜻 보면 리설주 여사와 닮았다. 

김 총비서는 딸과 함께 다정하게 팔짱을 끼거나 손을 꼭 잡는 모습도 연출했다. 특히 북한 매체는 처음 김주애에 대해 보도할 때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언급했지만, 이번에는 '존귀하신 자제분'으로 높여 불렀다. 

태 의원은 본지에 "세습 견고함 과시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이 결국 북한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열쇠라는 것을 과시하는 측면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 리설주와 결혼한 김 총비서는 자녀 3명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생 큰아들과 2013년생 둘째딸 김주애, 성별을 알 수 없는 2017년생 셋째가 있다. 특히 김주애는 김 총비서의 여동생처럼 자신을 지나치게 내세우는 성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본지가 이달 23일 보도한 '[백재권 칼럼] 김정은 국무위원장 딸과 북한의 미래'를 보면 관상가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는 "김 위원장의 딸은 차분하고 조심성 있는 관상이다. 조용하지만 당찬 면이 있고 두뇌도 명석하다. 그러나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처럼 자신을 지나치게 내세우는 성품은 아니다"라고 봤다. 

현재까지 김 총비서의 자녀는 둘째딸만 공개됐는데 아직 우상화 선전이 없는 탓에 누가 후계자가 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김 총비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개발과 발사에 기여한 군 인사의 계급을 올리며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김 위원장은 핵 무력을 통해 세계 최강의 전략적 힘, 전무후무한 절대적 힘을 틀어쥐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며 핵 무력 강화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