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카타르] 음바페·이강인, 떨지 않는 MZ세대 월드컵 스타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 킬리안 음바페 조별리그서 세 골 몰아치며 존재감 과시 우르과이전 교체 투입 대한민국 이강인 공격 포인트 올리며 벤투 감독에 눈도장

2022-11-27     김현우 기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이강인 선수(왼쪽)와 프랑스 국가대표팀 킬리안 음바페 선수. /연합뉴스

태클을 당해도 웃음으로 넘기고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을 짓는 음바페와 이강인.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인 월드컵 무대에서 보이는 이들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 

27일 여성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외신에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명 MZ세대 축구선수의 활약을 일제히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 대표팀의 주전 킬리안 음바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를 잇는 차세대 축구선수로 평가받는다. 영국 스포츠매체 트랜스퍼 태번은 음바페를 두고 "이 선수가 무서운 건 실력보다 태도"라며 "기성 축구 선수와 달리 표정에서 긴장한 모습을 볼 수가 없는 선수. 매 순간 상황을 즐긴다"고 평가했다. 

1998년생인 음바페는 이미 여러 최연소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16살의 나이에 프랑스 1부 리그인 리그앙에 데뷔했다. 2015년 12월 AS모나코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 득점포를 가동했다. 2017년 정규시즌에는 22경기 12골을 기록하면서 20세 이상 성인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음바페는 지난 9월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유벤투스(이탈리아)와 H조 1차전 홈경기에서 멀티골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 두 골로 음바페는 역대 최연소로 UCL 통산 35골을 작성했다.

소속팀인 파리 생제르망 유니폼을 입고 있는 킬리안 음바페 /AP=연합

이 기록을 통해 음바페는 팀 동료인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세운 기록을 47일 앞당겼다. 메시와 오랜 기간 유럽 축구 '양대 산맥'을 이뤄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7세 59일에 35골을 돌파한 바 있다.

지금 카타르 월드컵에선 단 두 경기만에 통산 세 골을 몰아치면서 득점왕을 노리고 있다. 프랑스는 27일 진행된 덴마크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2 대 1로 승리하면서 가장 먼저 16강행 티켓을 보유했다. 

2001년생 한국 축구 유망주인 이강인도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 유럽 프로리그에 데뷔했다. 지난 2018년 10월 31일 이강인은 만 17세 나이에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와 에브로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발렌시아 소속이었던 이강인이 이날 선발 출전하면서 기존 남태희가 보유한 최연소 유럽 프로리그 데뷔 기록을 5개월가량 앞당겼다. 또 이강인은 대한민국 남자 선수 최초로 피파 주관 대회 결승전에서 득점을 기록한 선수로 기록됐다. 2019년 진행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거머쥔다. 

이강인은 24일 카타르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후반 30분 교체 투입됐다. 이강인이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석에서는 이강인을 연호하는 함성이 쏟아졌다. 첫 월드컵 첫 경기에서 긴장할 법도 했지만, 이강인은 공격적인 모습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강인이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골든볼 트로피를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이강인은 교체 2분여 뒤인 32분 조규성에게 왼발 중거리 슛 기회도 만들어줬다. 이 슛은 골대를 빗나갔지만, 대표팀이 높은 볼 점유율을 갖고 가면서도 슈팅이 적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원한 장면이었다.

후반 38분에도 조규성에게 절묘한 패스를 건넸고 후반 46분에는 공격적인 돌파를 선보이며 우루과이 수비를 긴장케 했다. 이강인 돌파를 막아낸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가 포효했을 정도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강인 선수는 손흥민 선수를 잇는 차세대 국가대표팀 주전"이라며 "특히 국제무대에서 긴장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더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인 선수는 최근 치러진 우루과이와의 월드컵 조별 예선 1차전 이후 인터뷰에서 '떨리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딱히 떨리진 않았고 오히려 너무 재밌었다"며 웃음 짓기도 했다. 

한편 대한민국 대표팀은 오는 28일 밤 10시에 예정된 가나와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 예선 2차전에 승리해야 16강 진출의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상황. 일각에선 이강인의 가나전 출장을 기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3월 일본과 평가전(0-3패) 이후 이강인을 외면했던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전  후반 30분에 그를 교체로 투입해 월드컵 데뷔전을 치르게 했다. 이강인은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 포인트를 보이면서 벤투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27일 진행된 훈련에서 밝은 얼굴로 주장인 손흥민과 짝을 맞춰 밸런스 훈련을 진행했다. 이강인을 유심히 지켜본 벤투 감독이 2차전에서 그를 확실한 '조커'로 기용할지 주목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