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네옴시티···한전 '그린수소', 현대차 '철도차량' 잭팟 기대
한전 주도 삼성물산·포스코·남부발전 참여 현대로템은 사우디 철도 인프라 구축 추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한국을 17일 방문하고 떠난 가운데, 그동안 터널 등 토목공사에 한정됐던 네옴시티의 도시건설 인프라 사업에 뛰어드는 국내 기업이 구체화되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왕세자 방한 이후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신재생 발전과 도시철도 사업에 뛰어든 한국전력과 현대로템이다. 양사는 각각 그린수소 암모니아와 네옴철도 분야의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의 석유 중심 경제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약 1조 달러(한화 1336조원)를 투자하여 건설될 예정인 친환경 첨단 도시다.
한국전력은 팀코리아를 구성해 사우디 국부펀드인 PIF와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대로템은 네옴철도를 너머 '더 라인' 수주를 목표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린수소 암모니아 공장 사업이 구체적인 규모를 밝힐 정도로 구체화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PIF가 추진하는 사업에 한국전력이 협력하는 것이 골자"라고 했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에서 나오는 전기로 물을 분해하여 생산하는 친환경 수소로,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암모니아가 필요하다. 이에 39만 6694㎥ 규모의 그린수소 암모니아 공장을 사우디 홍해 연안 얀부시에 지어 20년간 운영할 계획이다.
양해각서 체결로 연간 120만t 규모의 그린수소·암모니아가 생산될 전망이다. 친환경 도시를 건설할 계획인 빈 살만 왕세자와 전기 공급을 위해 여러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을 축적해온 한국전력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그린수소 분야 사업은 한국전력의 주도로 진행 중이고 삼성물산을 비롯한 한국남부발전·한국석유공사·포스코 등이 컨소시엄으로 참가할 전망이다. 17일 오전 10시 5개 사는 PIF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네옴철도 사업에 뛰어들 현대로템은 사우디 정부와 직접 소통한다. 네옴시티의 철도 인프라 구축을 위해 사우디 철도청과 철도차량 제조공장 설립, 철도 건설을 위한 고속철·전동차·전기기관차 구매 예약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의선 회장은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현대차그룹을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을 인프라 건설 주도업체로 참가시키는 동시에 자율주행, 스마트물류, 도시 내 항공운송시스템(UAM) 사업에 전체 계열사를 진출시키려는 구상이다.
이 가운데 현대로템은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주요 사업인 '더 라인'의 철도 차량 제작 수주를 목표로 한다. 더 라인은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홍해에 위치한 직선 도시로 2030년까지 완공될 예정으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이달 초 첫 삽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