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자동차 시장 핫스팟, 동남아를 잡아야 한다

[김필수의 Car 톡]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10개국 관세 없이 자동차 수출 가능해 일본 완성차 점유율 이미 90% 지금이라도 시장 진출 서둘러야

2022-10-31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
베트남 하노이 거리 한 장면 /연합뉴스

국내 완성차 업계는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 최근 중국·미국 등 강대국 중심의 자국 우선주의가 강조되면서 국제 질서를 떠받치는 자유무역 기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의 자국 시장을 무기로 자국 우선주의를 노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사회주의 기반 정경 유착의 대명사다. 정상적인 시장의 의미가 퇴색됐다. 우리에게 사드 문제를 이유로 한한령을 가동하기도 했다. 각 분야에서의 노골적인 견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자유 시장 경쟁논리가 불가능한 쉽지 않은 시장인 셈. 글로벌 시장과는 별개로 관리해야 하는 별동대 시장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또 하나의 자국 우선주의다. FTA 기조를 흔드는 이해할 수 없는 정치적 논리로 무장했다. 때문에 우리 기업은 현시점에서도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 국가와 지역을 우선하는 제도적 기반이 강화되면, 국내 수출 기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미래 예측이 불가능하고 쉽지 않은 시장으로 변모한다는 것. 그만큼 극복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닌 상황이다.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한 미래 먹거리 확보가 중요한 시기다. 인구와 자원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순위 4위를 기록한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10개국이 관세 없이 각종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곳 바로 동남아다. 

일본 등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동남아 시장과 FTA가 되어있다. 다만 자동차 등 핵심적인 부분은 제외되어 한정적이다. 그러나 최근 국가별 총괄적인 협정을 맺으면서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주요 동남아 국가는 발전 속도가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자동차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시장은 인도네시아의 경우 신차 시장이 약 120만대다. 다른 핵심 동남아 국가도 떠오르고 있다.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미리 준비하고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시장이 대표적이다. 이미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공장이 올해 초부터 본격 가동되어 내연기관차와 함께 전기차도 생산하고 있다. 문제는 일본 완성차 업계가 이미 선점했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일본산 점유율은 약 90%에 이른다. 동남아 전체로 볼 때도 80%를 차지했다. 그만큼 절대적인 위치를 일본산 자동차가 점유하고 있어서 현대차의 진출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한동안 일본산 자동차가 점유하는 비율이 너무 높다 보니 각 국가에서도 일본차를 제외한 강력한 모델이 나타나 경쟁하기를 바라고 있는 분위기다. 

2019년 11월 26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 투자협약식 전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 3번째)이 지켜보는 가운데 코나 일렉트릭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 /현대차

유일하게 일본이 두려워하는 국가가 우리다. 그만큼 확실하게 틈을 벌려 점유율을 올려야 한다. 생산되는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은 전체 판매 대수는 높지는 않지만, 점유율은 90%에 이를 정도로 완성도가 높고 주도권을 쥐고 있다. 여기에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장 가동도 합작으로 진행하고 있어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쥐기 위한 시작점이 좋은 상황이다.

동남아 국가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도 중요하지만, 이륜차 시장의 성장성도 매력이다. 인도네시아만 해도 보유 이륜차가 약 1억 4000만대가 넘는다. 연간 이륜차 판매량이 800만~1000만대다. 자국의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먼저 이륜차를 전기 이륜차로 바꾸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동남아의 자가용은 일반 자동차가 아니라 이륜차라는 것을 인지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당장 우리는 전기 이륜차에 대한 경쟁력이 워낙 낮아서 이를 활용할 만한 능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스타트업이 세계 최초로 전기이륜차용 7단 자동변속기를 개발해 공급할 예정이고 이미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구매 신청이 봇물이 터질 듯해 기대가 되고 있다. 주도권을 쥘 방법이 다양한 만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점은 동남아 국가마다 수준이 다르고 시장 규모가 다른 만큼 이에 맞춰 시장 공략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캄보디아는 아직 신차 시장 규모 대비 중고차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어 있고 완성차 공장보다는 조립공장이 잘 어울리는 등 지역별 색깔이 다르다

태국의 경우는 동남아에 공급하는 신차가 과반을 차지할 정도로 자동차 산업이 가장 발전된 국가다. 최근 전기차 전환이 빨라지면서 중국 BYD 등 여러 제작사의 태국 투자가 가시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본 혼다 등도 투자를 계획하는 등 주도권 싸움이 활발해서 현대차는 더욱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분명히 동남아 시장은 떠오르는 시장이다. 아직은 국가별 특성이 크게 다르고 수준과 규모도 차이가 있는 만큼 국가별 분석과 맞춤식 전략으로 미래 모빌리티의 주도권을 쥐기를 바란다. 분명히 동남아 시장은 차세대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시점이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

한국전기자동차협회와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한국수출중고차협회 등 여러 자동차 협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세계인명사전(미국) 후즈 후 인 더 월드 (Who's Who in the World)에 2000년~2020년까지 21년 연속 등재됐다. 현재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