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압수수색 규탄" 野 피켓시위에···국감 20분만에 파행
野 "민주당사 침탈은 공권력 남용" 與 "농해수위 의사진행 도움 안 돼"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가 국회에서 예정 시간보다 25분 늦게 개회한 가운데 '야당탄압 규탄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의 피켓 시위와 전날 통과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의 대립으로 인해 국정감사는 개회 20분 만에 중단됐다.
첫 의사진행발언권을 얻은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법 제148조에 따르면 회의장에 회의 방해가 된다는 물건을 반입해서는 안 된다"라고 포문을 열며 "야당 의원님들께서 하시고 싶은 메시지가 전달됐으니까 피켓을 빼고 국정감사를 진행해서 질 높은 정책 국감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켓이 국정감사의 정책적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정 의원의 말에 김승남 민주당 의원은 "어제(19일) 여당 의원님들도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 정당을 30년 이상 해왔지만 이렇게 민주당사를 침탈하고 압수수색한 경우가 없었다"며 반발했다.
이에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가결이 "민주당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된 것에 대한 의사표시도 할 수 없냐"며 "의사진행을 방해했다는 김승남 의원에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춘식 의원 역시 "어제는 자료정리를 위해 하루 빼놓은 날인데, 그날 굳이 일정을 잡아 법안을 통과시켜야 할만한 시급성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며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킨 민주당을 질타했다. 최 의원은 "여당에서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논의를 거치고 농민단체 이야기도 들어서 합당한 법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언급되자 김승남 민주당 의원은 여당이 19일 양곡관리법을 '양곡 공산화법', '이재명 방탄법'이라고 공격한 것에 대해 "쌀값이랑 이재명이랑 무슨 상관이 있냐, 쌀값을 안정화시키는 양곡관리법이 어떻게 이재명 사법리스크 방어막이냐"며 서운하다고 토로했다.
쌀 생산량 3%를 초과하거나 쌀 가격이 5% 넘게 떨어지면 정부가 생산량의 일부를 의무적으로 사들이는 내용이 포함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19일 국회 농해수위 전체 회의에서 통과됐다. 찬성 11표, 반대 0표로 가결됐지만 투표를 행사한 국민의힘 의원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개정안은 민주당에 의해 단독으로 처리됐다.
여당은 "다수당의 횡포와 날치기"라며 거세게 반발했고 그 과정에서 양곡관리법이 당 대표를 비호하기 위한 법안이라는 공세도 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늦게 참석하게 된 이양수 간사가 도착하는 대로 10분의 정회 및 피켓 제거를 요구했고, 소병훈 농해수위원장은 오전 10시 45분에 국감 중지를 선언했다. 10시 56분에 다시 시작된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명패 앞에 붙였던 피켓을 모두 제거하고 감사에 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