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시니어'라고 불러야 하나요?··· 이조차 '외래어', 대체어 찾아야

국립국어원 "어르신, 기성세대 등 용어 있다" 다만 '늙고 병든 사람'이란 사회적 시선 문제 장애인이 순화된 것처럼 이미지 바꿀 수 있어 복지부 "요즘엔 건강한 노인 많아, 단어 찾아야"

2022-10-20     김현우 기자
한 어르신이 태블릿PC를 이용해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다. /픽사베이

고령자를 지칭하는 '시니어'가 외래어이기 때문에 대체어인 '어르신' 혹은 '기성세대'라고 표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시니어의 순화어는 '어르신'이 적합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외에도 기성세대·구세대 등이 있다. 이는 '현재 사회를 이끌어 가는 나이가 든 세대'의 의미가 포함됐다. 

외국의 노인 용어를 보면 일본에선 고령자(高年者), 중국에선 50대 숙년(熟年), 60대 장년(長年), 70대 이상 존년(尊年), 미국에선 선임시민(senior citizen), 황금연령(golden age), 스위스에선 빨간 스웨터(60살 생일에 빨간 스웨터를 선물하며 장수를 기원하는 관습에서 유래) 등을 사용한다. 

모두 자국의 언어를 사용해 '나이 든 사람'을 표현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선 어감과 떠오르는 이미지 때문에 '시니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서울시 노인정책과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서울시에선 '노인' 대체어를 찾는 공모전을 진행했다"면서 "노인이나 어르신, 기성세대라는 표현 자체가 나이 든 사람을 비하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고, 따라서 시니어라는 표현이 조금 더 순화적으로 다가온다고 응모한 시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장애인'처럼 기존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졌음에도, 추후 의미가 순화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민국 경상국립대 국어문화원장은 "장애인이란 말을 한때 차별적 용어로 보는 경향이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비장애인과 구분하는 정도로 이해하게 된 것처럼 '노인·어르신'이란 호칭을 둘러싼 혼란도 언젠가는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법적, 행정적으로 나이 든 사람을 지칭하는 언어는 '노인'이다. 노인복지법, 노인복지관 등 노년층을 가리키는 공식 용어다. 하지만 사회에선 '신체적으로 늙은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에 따라 시니어 등의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시니어케어, 시니어클럽 등이 대표적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어떤 용어를 사용해도 모두 동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 상황에 따라 노인, 어르신, 시니어, 고령자를 적절하게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본다"라며 "특히 최근엔 건강한 노인이 증가하면서 적절한 노인 호칭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