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사태'에 정무위 증인 혼선···이해진 보내고 강한승은 빼고?
이해진 GIO '과방위 증인' 되면서 혼란 간사간 합의로 특정인 빼는 구조 문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톡 먹통 사태의 불똥이 국회 정무위원회로 튀었다. 이미 채택된 증인을 신청자 동의 없이 취소하는 작업이 진행되는가 하면, 카카오 사태와 무관한 증인이 느닷없이 불참자로 분류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19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오는 21일 종합국감 소환이 결정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를 증인 명단에서 배제하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정무위가 혼란에 빠져들었다.
정무위는 지난 14일 전체회의 의결을 통해 이해진 GIO를 증인으로 확정하고 출석요구서를 송달한 바 있다. 네이버가 그동안 비공개로 일관해온 1000억원 상당의 중소기업 상생지원 사업의 세부 집행내역을 추궁할 계획이었다.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에게는 배달앱 수수료와 불법 하도급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예상됐다. 하지만 여·야 간사 간 밀실 합의로 이해진 GIO와 강 대표가 증인에서 제외됐다는 이야기가 전일부터 흘러나오더니 사태가 점점 커졌다.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 간의 밀실 합의 가능성은 증인 선정 과정에서도 예상됐다. 이해진 GIO 증인 채택은 최승재 국민의힘이 신청한 건이지만 증인 출석 요구안 제출 과정에서 신청자 이름이 최 의원 동의 없이 윤한홍 의원으로 바뀌었다.
증인 출석 요구 의원은 증인을 철회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특히 여·야 간사가 신청한 증인은 양측이 마음만 먹으면 합의라는 명분에 따라 특정인을 명단에서 빼낼 수 있는 구조다. 최승재 의원은 당시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미 출석 요구서 송달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증인 철회를 시도하기엔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카카오 먹통 사태가 발생하고, 이해진 GIO가 24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이 "네이버도 기능장애를 겪었기 때문에 이해진 네이버 GIO도 같이 부르자"고 언급한 것이 불을 지폈다.
공정위와 약속한 상행협력 제도를 악용한 의혹으로 정무위 출석 대상이 된 최대주주가 SK C&C 데이터센터 '전원 차단' 사태와 관련한 논평을 내놔야 하는 형편이 된 것이다. 네이버가 카카오와는 달리 6개의 데이터센터로 트래픽을 분산시켜 큰 피해가 없었던 기술적 문제를 굳이 실무를 떠난 이해진 GIO가 아니라도 최수연 대표도 설명이 가능한 부분이란 지적이다.
백혜련 "이해진 출석, 이미 합의된 사안"
野 강한승 갑자기 빼는 이유 설명 못해
이에 반해 네이버는 1000억원 상당의 중소기업 상생지원 사업의 세부 집행내역을 비공개 해온 것 이외에도 지난해 계열사 최대주주의 주식 및 임원 변동 현황 등의 공시 규정을 위반해 수천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해진 GIO가 최대주주로서 공정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이유다.
정무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이해진 GIO에 대한 증인 신청 철회 여부는 최종 결제권을 가진 백혜련 정무위원장 손에 달렸다. 백 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최승재 의원이 신청한 증인은 여야 합의로 채택이 된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논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종민 의원은 강한승 대표 증인 신청 철회 이유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의원실 관계자는 "증인 철회 안건은 여야 간사가 개별건을 모아서 처리하는 방식이다"라면서 윤 의원과의 밀실 합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복수의 정무위 보좌진에 의하면 여야 간사 2인 이외에 다른 증인 철회 신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강종현 빗썸 대주주, 이정훈 빗썸코리아 대주주,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21일 비금융 부문 종합국감에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24일 금융부문 종합감사 증인으로 참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