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女 군사교육' 띄웠지만···이대남·이대녀도 외면

金 "예비군·민방위훈련 여성 확대" 전문가 "국방력 차원 도움 안 될 것"

2022-10-18     이상무 기자
9월 24일 부산 영도구에서 열린 중·영도구 당원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예비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여성 군사기본교육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대남·이대녀 양쪽에서 냉담한 반응이 나왔다. 전문가는 현실성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 군사기본교육 의무화 추진은 정쟁의 문제가 아니라, 나와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한 생존의 문제"라며 "군필 남성 중심 예비군 및 민방위훈련 대상을 특정 연령대에 도달한 여성으로 확대해 유사시 대비 생존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지 않을 수 없는 전쟁에서 여성과 아이들이 희생에 가장 취약하다는 사실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똑똑히 봤다"며 "최소한 자신과 가족만이라도 위기 상황에서 지켜내기 위한 기본훈련은 '생존배낭'과도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핵무장론’ 등 파격적인 정책 제안에 경쟁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군·안보와 관련해선 강경한 이대남의 지지가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에서 "여성의 군사기본교육 의무화 추진은 자강의 시작"이라는 짧은 문구를 적었다. 그러나 이대남들이 모인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구 나락가고 있는데 여군징병 안 할꺼야?", "7글자에 흔들렸다고 또 흔들릴거라 생각하네"는 등 부정적 반응이 올라왔다.

또한 "유사군사체험하고 나서 '군대 별거 아니네 남자들 꿀빠는 구만'이런 소리하는거 짜증", "한줄 공약 중에 이뤄진 게 있긴하냐?", "말은 좋지 근데 저게 공정하냐?", "교육 말고 여자도 보내라고.. 그거 아님 꺼져"는 등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글. /김기현 의원 페이스북

여성에게 징병 대신 교육을 의무화하자는 것은 지난해 하태경 의원이 제기한 '남녀평등 1년 군 복무' 보다도 후퇴한 절충안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막상 이대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불편한 목소리가 나왔다.

18일 2030 여성 이용자가 많은 '여성시대'에서 김 의원의 주장이 담긴 기사를 공유한 글에 댓글이 73개 달렸다. "군대 내 성범죄 하나도 해결 못하면서", "대놓고 전쟁 일으키겠단 소리로 들림", "걍 개념녀의 연장선처럼 될 듯" 등이 대부분이었다.

아울러 "나도 배우고 싶음. 근데 왜 하필 이 시기일까?", "북한 핵실험 임박에, 중국도 드릉드릉하고 있는 이 시국에 굳이...?", "남녀평등시대가 오면 갈게요"라는 등 조건부 찬성론만 나왔다.

국방부 기조실장을 역임한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여성 군사 기본 교육 의무화는 군 복무 형평성 차원에서 제기할 수 있는데, 실질적인 국방력 차원에서는 사실 꼭 그렇게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좀 쉽진 않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상비 병력을 꼭 얼마 정도를 가져야 된다라든가 하는 군사적 관점에서 확실하게 필요성이 있어야 될 것 같다"며 "여성을 포함하자는 게 사회적인 갈등을 유발하는 큰 이슈니까 그런 관점에서 좀 신중하게 봐야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