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감 스타'로 또 주목···與 '러브콜' 보낼까

자동차 미행에 "술집 갔길 바랐나" 응수 친윤계 대표주자로 활약 가능성 전문가 "설전 자제하면 총선 '구원투수' 될 것"

2022-10-07     이상무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대한법률구조공단·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제가 이상한 술집이라도 가는 걸 바랐겠죠, 이 나라가 미운 사람 약점 잡으려고 밤에 차량으로 반복해서 미행해도 되는 나라여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6일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번에도 특유의 말솜씨를 드러냈다. 최근 시민언론더탐사(전 열림공감TV) 관계자 등에게 자동차를 미행당한 것과 관련해 "약점을 잡아보려고 밤에 미행한 것 같다"며 이같이 응수한 것이다.

최근 한 장관은 여권에서 유일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거대 야당의 매서운 비판이 쏟아져도 거침없이 되받아쳐 오히려 자신이 주목받는 계기로 삼는다. 낮은 지지율 때문에 고전을 겪고 있는 정부 여당의 입장에선 '오아시스' 같은 인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에 도착해 자신의 최대 맞수로 꼽히는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채널A 사건'과 관련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판결문에서조차 그분이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률가답게 원칙있는 소신을 밝힌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편파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범죄 수사를 받는 사람이 방어권 차원에서 여러 가지 얘기를 해온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늘 있던 일”이라고 했다. 편파 수사 시비는 수사 받는 쪽에서 늘 제기하는 종류라고 일축한 대처다.

한 장관은 또한 "그 사건들은 지난 정부에 있어서 소위 말한 적폐수사 당시와는 달리 정부 차원에서 적폐청산위원회를 돌린다든가 아니면 청와대에 있는 캐비닛을 찾아서 발표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발굴된 내용이 아니다"라며 "소위 말하면 보복이나 표적 수사의 프레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구조"라고 전 정부의 행태를 꺼내 반박했다.

리서치뷰가 '범보수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여론조사를 지난달 29~30일 진행한 결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9%, 한 장관이 18%로 투톱을 이뤘고 홍준표 대구시장이 12%, 오세훈 서울시장이 10%로 뒤를 이었다. 조사의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내후년 총선 전 한 장관에게 입당을 요청해 대권주자로 본격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윤계에서 마땅한 스타 정치인이 부족하다는 현실도 이런 가정을 뒷받침한다.

다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입당 요청을 보낼 시기는 충분히 더 지켜봐야 한다"며 "1년 반 후엔 지금처럼 보이는 상황이 바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대중 인기를 바탕으로 당에 영입된 즉시 대권주자로 부상한 경우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증명해 보인 바 있다. '친노' 정치인으로서 한동안 여의도와는 거리를 뒀던 문 전 대통령은 2012년 총선 당선으로 데뷔 이후 고속성장을 이뤄냈다.

전문가는 한 장관이 향후 여권의 유력 정치인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에 "한동훈 장관이 역량을 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법무부 개혁을 추진하는데 야당과 논쟁에 제법 뛰어났다"며 "정치인으로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받을 수 있는 인물일 뿐만 아니라 쓰는 어휘나 태도 자체가 아주 당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여권에서 몇 안 되게 손꼽히는 인물이긴 한데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야당 의원과 설전하는 모습이 오만해 보이는 측면도 있다"며 "사사건건 대꾸하는 걸 자제한다면 국민의힘 입장에선 앞으로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만큼 구원투수가 될 만한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